▒ 완당김정희 ▒

빗속에 국화를 옮기다[雨中移菊] 4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4. 03:39
빗속에 국화를 옮기다[雨中移菊] 4수

이웃에서 모종 나눠 울 밑에 심어 노니 / 隣栽分綠到籬前
율리의 마을 풍속 따로 전해 왔군그래 / 栗里村風有別傳
서주의 남은 혜택 골고루 넉넉하니 / 贏得西疇餘潤遍
금년의 이 한 비는 공사간에 풍족하이 / 公私一雨足今年
짧고 짧은 울타리 곁 작은 섬돌 바로 앞엔 / 短短籬旁小砌前
희고 누른 저 품종 석호에서 전해 왔네 / 白黃品自石湖傳
밭 일꾼 호미 자루 노는 땅을 남기더니 / 畦丁鴉嘴留閒地
마침내 만다라로 노소년에 미치었네 / 遂及曼陀老少年
희황 상세 이전이라 풍미가 아슬한데 / 依然風味上皇前
높은 선비 도리어 훼사에 전해오네 / 高士還於卉史傳
오늘날 이 빗 속엔 삼십의 그루지만 / 今日雨中三十本
백 떨기 하 많으리 또 다시 명년 가면 / 百叢多少又明年
패초라 추석이라 그 앞에 자리잡고 / 位置敗蕉醜石前
왕관곡 골짝 속에 도심을 전해 왔네 / 王官谷裏道心傳
늙은 사람 가을 들어 할 일을 헤아리니 / 老人商略秋來事
옥이슬 금바람에 날로 이득을 보는 해네 / 玉露金風日利年

[주D-001]석호 : 원 나라 시인 범성대(范成大)의 호인데 일찍이 국보(菊譜)의 서(序)를 짓고 30여종의 국화를 유별로 모아 명품(名品)에 따라 서술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