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오수(午睡) 3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4. 03:25
오수(午睡) 3수

서늘 바람 알맞고 베개자리 편안하니 / 一枕輕安趁晩涼
안중의 영한 지경 신묘한 원광일레 / 眼中靈境妙圓光
뉘라 알리 꿈과 깸이 본래 둘이 아니란 걸 / 誰知夢覺元無二
범나비 날아 올 때 해조차 정히 기네 / 蝴蝶來時日正長
오이 꽃 울타리에 서속 바람 산들산들 / 苽花離落粟風涼
영롱하고 황홀한 그 가운데 집이 있네 / 住在玲瓏怳惚光
부귀라 신선이라 한 마당이 느긋한데 / 富貴神仙饒一轉
밥짓는 내 부질없이 베개맡에 감도누나 / 炊煙漫敎枕頭長
은혜로운 솔 바람 분수 밖에 서늘하여 / 松風分外占恩涼
포도 시렁 현재의 빛깔을 끼고 도네 / 攝轉葡萄現在光
특별히 내 고향이 지척을 이뤘으니 / 特地家鄕成尺咫
청산의 한 터럭이 과히 먼 게 아니로세 / 靑山一髮未曾長

[주D-001]청산의 한 터럭 : 주권(周權)의 시에 "靑山一髮認邳州蕭條暮上魚豚市"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