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읊다[偶吟] |
갑작스런 사이에 절기 바뀌어 / 時候忽已徂
밝은 달과 어울린 가을바람이 / 明月又秋風
가는 구름 감싸인 외로운 회포 / 孤懷攬逝雲
서쪽 동쪽 슬퍼라 근심과 걱정 / 戚戚悲西東
비바람이 날마다 이르러 오니 / 風雨日以至
산천이 간막히어 지척도 천리 / 咫尺間山川
괴화나무 늙어서 높이가 백척 / 老槐高百尺
나는 꽃은 나풀나풀 담장을 넘네 / 飛花過墻翩
꽃을 쥐고 정든님 노래하자니 / 搴花咏所思
풀자도 풀 수 없는 서글픈 마음 / 悵然心莫展
죽순 돌은 유적을 정겨워하고 / 籜石眷幽寂
마름 연은 맑고 옅은 내를 덮었네 / 菱藻冒淸淺
갠 빛을 깨뜨리는 숲 매미 소리 / 林蟬破鮮霽
천지가 한결같이 마음 새로워 / 天地一懷新
맑은 풍경 빠짐없이 모두 모이니 / 澄景畢來集
아득히 생각되네 구중의 티끌 / 緬邈區中塵
때에 미쳐 모름지기 행락할지니 / 及時須行樂
뜬 인생은 너무도 가석하거든 / 浮生足可惜
원하노니 방두의 이웃을 맺어 / 顧結芳杜隣
애오라지 새벽 저녁 노닐었으면 / 聊以數晨夕
[주D-001]방두 : 방지(芳芷)와 두형(杜蘅)으로 모두 향초인데 뜻이 같고 도가 합한 친구끼리 서로 쓰는 말임. 굴원(屈原)의 이소경(離騷經)에 "雜杜蘅與芳芷"라는 구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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