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가 상산에서 돌아올 적에 가득 싣고 온 것이 모두 다 돌이었다. 희롱삼아 한 시를 바치다[紫霞自象山歸 稇載而來 皆石也 戲呈一詩] |
선생이 고을살이 하던 그날에 / 先生爲在日
돈보다 돌 사랑이 극성이었네 / 愛石劇愛錢
울뚝불뚝 쭝긋쭈삣 그런 것들을 / 礧磈巑岏者
부서와 아울러라 인연을 함께 / 簿書並夤緣
나는 방금 맡겨진 공사가 있어 / 余方有公事
구일이라 사라천에 간다 하더니 / 九日紗羅川
급기야 돌아올 제 가진 거라곤 / 及其歸去來
다만지 돌만 앞에 잔뜩 실렸네 / 惟石載之前
집사람은 돌인 줄 알지 못하고 / 家人不知石
문을 나가 마중하며 기쁨 넘쳤소 / 迎門喜色溢
이게 모두 황금이라 일렀더니만 / 謂是千黃金
어찌 알리 하나의 완물인 줄을 / 詎知一頑物
남산이랑 북산이랑 여기에 저기 / 南山與北山
이 같은 걸 일일이 다 주워모아 / 似此盡一一
머나먼 수백 리 길 싣고만 오니 / 遠塗但載來
마침내 옷과 밥이 어디서 날꼬 / 竟何衣食出
선생은 나몰라라 편안히 앉아 / 先生且安坐
묵고 저린 이끼옷을 어루만지네 / 摩挲老苔衣
동파공이 구화를 만난 것같이 / 坡公之九華
미원장(米元章)이 무위를 맡은 때같이 / 米老於無爲
몇 해 동안 상산의 정사야말로 / 數載象山政
다스리는 이치 실상 이 돌에 있네 / 治理實在玆
백성을 보살피길 돌 보듯 하여 / 視民同視石
은혜롬과 아울러 어여쁨마저 / 旣惠而旣慈
이 내 몸은 석교를 욕되게 하니 / 自憐忝石交
돌을 대하면 자주 한숨 나오네 / 對石屢發歎
공의 마음 돌처럼 굳건도 하여 / 公心似石堅
돌 변해도 마음은 노상 그대로 / 石渝心不漫
서화라 시수라 꿈이 잦으니 / 書畫夢詩髓
공안의 증명에만 어찌 그치리 / 豈止證公案
이 돌을 가지고 내 돌아가니 / 我持此石歸
한간의 말 그림에 부끄럽구려 / 馬圖慙韓幹
돌이 무릇 셋인데 내가 그 가운데에 하나를 얻어서 드디어 이 시로써 석권(石券)을 삼았음.
[주D-001]사라천 : 곡산(谷山)에 있는 내 이름.
[주D-002]동파공이……것 : 구화(九華)는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을 말함. 소식의 호중구화시서(壺中九華詩序)에 "호구(湖口) 사람 이정신(李正臣)이 이석(異石)을 가졌는데 아홉 봉우리가 영롱 완전(宛轉)하여 창령(窓櫺)과 같았다. 그래서 나는 1백 금(金)으로 그것을 사서 구지석(仇池石)과 짝을 지으려 했는데 남쪽으로 옮기게 되어 미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름을 호중구화라 함과 동시에 시로써 기록한다."라 하였음.
[주D-003]미원장(米元章)이……때 : 원장은 송 나라 미불(米芾)의 자인데 천성이 기이한 것을 좋아하였다. 무위군(無爲軍)을 맡아보게 되어 처음으로 주해(州廨)에 들어가자 입석(立石)을 보고 자못 기이하게 여겨 곧 포홀(袍笏)을 가져오라 하여 그 돌에 절하고 늘 석장(石丈)이라 불렀다고 한다. 《燕語》
[주D-004]한간의 말 그림 : 한간은 당 나라 남전(藍田) 사람인데 《당서(唐書)》 명화기(名畫記)에는 대량(大梁) 사람으로 되어 있다. 현종(玄宗)이 큰 말을 좋아하여 어구(御廏)에는 사십만 필이나 되었는데 그 중 준마(駿馬)를 한간이 모두 그렸는데 고금의 독보가 되었음. 소식의 한간마십사필시(韓幹馬十四匹詩)가 있음.
[주D-002]동파공이……것 : 구화(九華)는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을 말함. 소식의 호중구화시서(壺中九華詩序)에 "호구(湖口) 사람 이정신(李正臣)이 이석(異石)을 가졌는데 아홉 봉우리가 영롱 완전(宛轉)하여 창령(窓櫺)과 같았다. 그래서 나는 1백 금(金)으로 그것을 사서 구지석(仇池石)과 짝을 지으려 했는데 남쪽으로 옮기게 되어 미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름을 호중구화라 함과 동시에 시로써 기록한다."라 하였음.
[주D-003]미원장(米元章)이……때 : 원장은 송 나라 미불(米芾)의 자인데 천성이 기이한 것을 좋아하였다. 무위군(無爲軍)을 맡아보게 되어 처음으로 주해(州廨)에 들어가자 입석(立石)을 보고 자못 기이하게 여겨 곧 포홀(袍笏)을 가져오라 하여 그 돌에 절하고 늘 석장(石丈)이라 불렀다고 한다. 《燕語》
[주D-004]한간의 말 그림 : 한간은 당 나라 남전(藍田) 사람인데 《당서(唐書)》 명화기(名畫記)에는 대량(大梁) 사람으로 되어 있다. 현종(玄宗)이 큰 말을 좋아하여 어구(御廏)에는 사십만 필이나 되었는데 그 중 준마(駿馬)를 한간이 모두 그렸는데 고금의 독보가 되었음. 소식의 한간마십사필시(韓幹馬十四匹詩)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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