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사 만세루에 제하다[題神溪寺萬歲樓] |
금강산의 만물상 구경거리는 / 金剛萬物觀
이름이 실상보다 너무도 낫네 / 㝡爲名過實
그 말 자체 본래부터 허황커니와 / 其語本自誕
면목이 사뭇 전혀 어긋나는 걸 / 面目殊全失
일 만드는 자들이 또다시 나와 / 又有好事者
새로운 만물상을 뽑아냈다네 / 拈起新萬物
그 새것 그 옛것이 어떠냐 하면 / 其新其舊何
저 지경 이 지경이 하나일 따름 / 彼境此境一
묻노라 목숨 걸고 가는 자들께 / 試問判命去
얻은 바론 무엇이 별다르더뇨 / 所得竟何別
아까 참엔 우러러 보던 그곳이 / 俄者仰視處
굽어 보면 도리어 알지 못할레 / 俯觀還不悉
만약에 참스러운 경계가 열려 / 若有眞境界
적성이라 단궐이 있다 한다면 / 赤城而丹闕
용맹있게 나가는 게 마땅한지라 / 當勇猛精進
날카롭고 쭈삣함도 꺼리잖지만 / 亦不憚屼峍
가엽게도 세상 사이 저 사람들은 / 憐彼世間人
보지 않고 상상 먼저 황홀하여라 / 未覩想怳惚
법안도 속절없이 속임 당하니 / 法眼空見欺
잎 가린 일 어리석기 짝이 없구려 / 遮葉事痴絶
나는 진실의 의를 설명하자니 / 我說眞實義
푸른 솔이 옆에서 참질하누나 / 靑松旁參質
아는가 모르는가 조화 처음에 / 知不造化初
먼저 붓을 놀린 일 어찌 있으리 / 寧有先試筆
원컨대 밝은 덕을 부디 높이어 / 願言崇明德
생각 끊고 아무쪼록 근신하기를 / 截念其愼勿
[주D-001]잎 가린 일 : 고개지(顧顗之)는 진(晉) 나라 무석(無錫) 사람이고 자는 장강(長康)인데 당시 사람들이 그의 재절(才絶)·예절(藝絶)·치절(癡絶)을 들어 삼절(三絶)이라 칭하였다. 일찍이 버들잎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서 남이 자기를 못 본다고 하므로 환온(桓溫)이 옆에 가서 그에게 오줌을 누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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