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스페인 10년 만에 소득 2만불

천하한량 2007. 3. 10. 20:14

<동 기사 내용은 홍익희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장이 쓰신글로서 2003.8.14 "주간조선"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스페인은 최근 안정 지향적인 재정정책과 더불어 구조개혁, 임금안정으로 괄목할만한 높은 생산과 고용 확대를 달성하였다. 또한 세계적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EU(유럽연합)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이것은 지난해 말 IMF(국제통화기금)가 연례보고서 서두에서 스페인 경제를 논평한 말이다. 1993년도 EU 출범이후 통합의 주역인 독일, 프랑스 등의 경제성장이 연평균 약 2% 내외의 저성장 국면에서 10년 간 횡보한 반면 스페인은 그 배에 달하는 4% 가까운 고성장을 거듭하였다. 이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도 1990년도에 1만달러를 돌파한 이래 그 어렵다는 아의 1만달러대를 쉽게 헤쳐나가 올해는 약 2만달러에 육박할 예정이다.

 

이렇듯 스페인은 같은 EU국가내에서 고전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1990년대 초 3년 간 스페인 근무 이후 10년 만에 다시 스페인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두 번째 부임했을 때인 작년 초 스페인이 생각보다 많이 발전하였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거리가 깨끗해졌고 자동차들이 고급화되었으며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생기가 있는 듯 한 게 선진국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마드리드 인근에 도로와 주택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활기찬 성장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외피적인 느낌 이외에도 1인당 국민소득 등 여러가지 경제지표들이 많이 향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합리적 분규로 방향 선회

세계적인 선도산업 하나 제대로 갖고 있지 않은 스페인이 어떻게 이렇게 많이 발전할 수 있었는지 필자에게는 큰 궁금거리였다. 무엇이 스페인을 오늘날 이렇게 바꾸어 놓았으며, 그 성장동인은 무엇일까.

 

먼저 노산관계의 안정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1993년 EU통합 당시만 해도 연평균 파업건수가 매년 1100건이 넘었고 그 투쟁방법도 극렬했었는데 이제는 수가 그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파업방법도 비교적 합법적이 되었으며 앞으로는 더욱 안정될 전망이다

 

과거에 대로상을 점거하고 텐트까지 쳐가며 몇 달씩 농성을 하던 스페인 노조원들이 정부의 원리원칙과 세계경쟁 앞에 이제는 기업경영과 국가경제까지 생각할 줄 아는 합리적인 투쟁으로 선회한 까닭이다. 또한 정부와 기업도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근로자 처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EU통합과정에서 외국인 기업의 스페인 투자유치를 위하여 정부와 지자체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와중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 특히 노사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관건인지를 뼈져리게 느낀 까닭이다.

 

또한 EU 통합을 통하여 유럽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겨루는 상황에서 스페인 기업과 노조 모두 노동법규 및 관례의 EU표준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에 공감대를 이루며 많이 가까워졌다. 이제 스페인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영국 다음으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보다는 훨씬 앞서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도 스페인 경제에 크게 공헌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고용창출, 첨단기술 도입, 선진 경영기법 도입, 지방경제 활성화, GDP 증가 등 1석 5조 이상의 긍정적 효과를 낸다. 그 중에서도 고용창출이야말로 유럽 경제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화두인 것이다. 왜냐하면 유럽의 실업률은 과거에는 10%를 훨씬 넘어섰으며 현재도 평균 7.7%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각 나라 제조공장 "스페인행"

지난 10년 간 스페인이 유치한 외국인투자액은 약 2500억유로,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투자유치액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통하여 각국의 제조공장을 스페인으로 유치하였으며 특히 세계 각국의 소형자동차 생산공장 유치에 성공하여 자기브랜드 한 대 없이도 자동차 생산대수가 세계 6위이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유치는 고용창출에 특히 기여하였으며 1993년 EU 통합 당시 24%였던 실업률이 오늘날 절반 이하인 11%대로 줄어들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적자덩어리였던 공기업의 민영화를 과단성있게 추진하여 재정적자의 뿌리를 도려내었으며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제고시켰다.

 

특히 관광산업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도 스페인 경제 부흥의 공신이다. 유럽에서 관광수입이 제일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프랑스, 이탈리아가 아니다. 정답은 스페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관광수입이 더 많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스페인이 '유럽 내 관광수입 1위국'  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관광객 입국수는 프랑스가 연간 약 7600만명으로 스페인의 5000만명보다 많지만 스페인에는 유럽인들이 미치다시피 좋아하는 작열하는 태양과 아름다운 해변가, 그리고 전국 어딜가도 관광객들을 매료시키는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스페인 정부와 지자체들은 자국의 관광산업 진흥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관광수입이 배 이상 늘어났다. 관광객들이 스페인에서 쓰고 가는 돈이 연간 약 360억유로로 스페인 국민들이 해외여행 가서 쓰는 돈 약 60억유로를 빼더라도 300억유로가 순수관광수지 흑자이다. 통계상에 잡히는 금액만 이 정도이고 실제로는 이보다도 훨씬 많다고 한다.

 

 

관광수지 흑자만 300억유로

우리가 힘들여 수출해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이 평균 약 3-5%라고 보면 도대체 300억유로를 벌려면 얼마나 많이 수출을 해야 하는지를 따져보면 거의 고스란히 남는 이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알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산업을 통한 고용창출과 지방경제 활성화이다. 스페인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1%이고 이것이 곧 지방경제의 큰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관광부문에서 창출된 고용인원만도 160만명을 넘고 있다. 미래의 산업구조는 제조업 비중이 점점 줄어들면서 서비스산업 쪽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도 서비스산업의 핵심 중의 하나인 관광산업이야말로 미래산업인 것이다.

 

관광산업은 천혜의 기후나 환경, 또는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이 있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는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나 올랜도, 모나코 등을 보자. 이 도시들은 관광산업을 진흥하는 데 인간의 창의력과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우리 곁에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잘사는 일본이 있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찾게끔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한 의지를 갖고 이를 정성들여 준비해야 한다.

 

우리 미래의 큰 부분이 노사관계, 외국인 투자유치, 관광산업에 달려있음을 스페인을 통하여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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