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공산(空山)의 한 노고추(老古錐)가 스스로 그 소조(小照)에 제하기를 "꿈속의 꿈이요 몸 밖의 몸이다.[夢中夢身外身]"라 일렀고 황산곡(黃山谷)은 또 끌어다가 자상(自像)의 찬을 했다. 지금 소당의 소영은 곧 꿈속의 꿈이요 몸 밖의 몸인데 의서(倚書)까지 거듭하여 손수 쓰기까지 하였으니 꿈속과 몸 밖에 한 경지를 더 얻은 것이며, 꿈과 몸은 모두 구환(漚幻)인데 글씨는 유독 진여(眞如)의 법신(法身)이다. 만약 소당을 찾자면 그 몸과 꿈에 있는 것이 아니요 그 글씨에 있는데, 하물며 소당은 머리털이 하얗고 얼굴에 주름살이 져 칠십·팔십 이후에는 이 조(照)는 조가 아니나 글씨는 진실로 그대로 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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