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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는 가라, 이제'터치'시대 PC업체들 터치기능 제품 본격 출시… 새 ‘디지털라이프’ 촉진 기대

천하한량 2007. 3. 9. 16:33



내비게이션, PMP, 휴대전화에 이어 PC에도 터치스크린이 이용되고 있다.


태블릿PC의 출햐량은 2006년 100만 대를 넘어 2010년에는 4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PC업체들 터치기능 제품 본격 출시… 새 ‘디지털라이프’ 촉진 기대

얼마전 컨퍼런스 행사 참석차 미국 출장 길에 나선 김모 대리(33). 국내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던 장면에 의아해 했다. 많은 참석자들이 노트북 PC의 LCD 화면을 뒤집어 쓱쓱 그려가며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도 노트북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기 드문 일이었다.

김 대리가 본 것은 바로 터치스크린 기능을 가진 태블릿PC였다. 국내에도 터치스크린 기능을 가진 태블릿PC가 판매됐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내비게이션,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에 이어 휴대전화에서까지 터치스크린이 사용되면서 PC에도 거추장스러운 마우스가 필요 없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직접 메모도 가능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2007년 IT업계의 트렌드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도입 확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드려주고 끌어주면 되는 ‘터치’ 기능을 탑재한 기기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단 쉽기 때문이다. 마우스 조작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두드리기’나 ‘누르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도 터치 방식은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터치 기능을 사용하면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데 필요한 공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좀 더 얇거나 작은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터치 방식이어서 버튼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터치패드’ 방식의 터치 기능을 가진 PC가 있었지만 사용법이 어려워 외면을 받았다.

각 PC업체들도 이처럼 편리한 터치 기능이 접목된 PC를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HP가 선보인 ‘파빌리온 터치 스마트 PC’와 ‘파빌리온 노트북PC tx1000’이다. ‘파빌리온 터치스마트 PC’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2007 CES’에서 화제가 됐던 제품이다. 모니터와 PC의 일체형 디자인에 간단한 터치만으로 PC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PC의 모습이다. ‘파빌리온 노트북PC tx1000’은 180도 회전 가능한 터치방식의 LCD를 사용했다. LCD 화면을 돌리면 비행기와 같은 좁은 장소에서도 영화를 즐길 수 있고 수업 중에 키보드로 입력하기 어려운 필기를 할 수 있다. 한국레노버도 ‘씽크패드 X60’ 태블릿PC를 판매하고 있다. ‘씽크패드 X60’에 사용된 멀티뷰, 멀티터치스크린 기능은 사용자가 펜이나 손가락 중 어느 것으로도 커서를 이동할 수 있다.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컨셉트 PC에도 터치 기능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인텔이 선보인 벽에 거는 터치 PC는 아무런 입력 도구가 없지만 손가락만으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특정인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PC다. 터치 기능이 있는 제품들은 그동안의 PC 사용 방법을 다시 정의함은 물론 새 ‘디지털라이프’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엄마 잠시 외출한다. 냉장고에 있는 간식 꺼내 먹으렴’처럼 과거 메모지에 남겨야 했던 이런 메모는 이제 PC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엄마가 외출 전 거실에 있는 터치 PC에 손으로 써넣은 이 같은 메모를 귀가한 자녀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또 답장도 달 수 있다. 키보드나 마우스에 익숙하지 못한 어린이도 척척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엄마가 남긴 동영상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가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PC의 화면을 눌러 원하는 동화 비디오도 즐길 수 있다.

터치스크린 장착으로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가족 구성원들의 스케줄과 메모 확인이 가능하며 인터넷에의 접근도 쉬워 원하는 정보, 영화, 음악, TV 및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활용이 매우 간편해졌다. 게다가 터치 기능 PC에는 보다 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설치돼 있기도 하다. HP의 친홍첸 부사장은 “터치스크린 PC가 집안의 새로운 커뮤니케이터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치 기능 PC는 사무실 환경도 변화시킬 수 있다. 터치 기능의 노트북 PC는 병원에서 환자의 정보를 기록하는 의료계 종사자, 주택에서 여러 가지 메모를 해야 하는 부동산업자, 경기 중에 통계 자료들을 검토해야 하는 스포츠 경기 감독 등 다양한 이들에게 새로운 PC활용법을 제공한다.

윈도비스타 등장이 촉진제 역할

이같은 편리한 기능 때문에 터치 기능의 PC 판매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컨버터블형 태블릿PC의 출하량이 2006년 100만 대를 넘어 2010년에는 4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HP 퍼스널시스템그룹 김대환 이사는 “최근 디지털 기기들이 컨버전스(융합)와 진화를 거듭, 노트북, 데스크톱 PC, 휴대폰을 비롯한 IT기기에 터치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2007년 IT업계에 강력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터치스크린 PC들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강력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침 각 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에 터치 기능의 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한국HP의 ‘파빌리온 노트북PC tx1000’의 경우 저가 제품의 가격이 130만원대로 과거 200만원을 훌쩍 넘던 기존 태블릿PC에 비해 대폭 저렴해져 큰 부담 없이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터치 기능이 있는 PC가 활성화된 데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비스타의 등장에 힘입은 바 크다. 과거의 태블릿PC는 윈도 XP 태블릿PC 에디션을 통해 터치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초기 버전인 만큼 기능이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윈도비스타는 터치 기능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그만큼 자유로운 PC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2007 CES’에서 윈도비스타를 탑재한 터치스마트 PC를 소개했다. 새롭게 변한 PC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입력체계를 벗어난 새로운 PC의 상징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터치 기능의 PC는 흠집을 조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터치스크린 LCD에 상처가 나면 인식률이 떨어지는 등 사용이 불편해지기 때문. 각 PC업체들은 보다 단단한 플라스틱 등으로 스크린을 제작하는 등 제품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대한 조심해 사용해 흠집이 안 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출처 : 미디어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