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시모음집 ▒

이것이 禪의 세계이다. -慧諶-

천하한량 2007. 3. 9. 02:19
        
내가 나를 잊어, 
나도 없고 도 없는 자리, 
일체의 경계가 모두 허물어지고 난 그 텅빈 허공, 
이것이 의 세계이다. 
이 세계는 澄心相照, 洞然自得의 깨달음이 있을 뿐, 
언어와 사변으로서는 도달할 길이 없다. 

<<진각국사 혜심(眞覺國師 慧諶,1170 - 1250)>>


고려의 승려.국사


1. 내용

한국현대불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송광사. 보조사상의 정혜결사를 잉태하고 공표했으며 몸소 실천했던 이 근본 도량의 역사를 두껍게 해주는 또 한분의 큰스님이 진각국사 혜심이다.

혜심은 전남 화순 출신으로 성은 최씨이고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불교에 관심이 많아 출가 뜻을 비쳤으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쳐 독학으로 불경 공부를 하였다. 이때 불력으로 무당과 신사를 물리치기도 했고 혹은 사람을 구제해 효열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어 1201년 22세 되던 해 사마시에 합격하여 출세의 길에 들어선다. 당시는 최씨가 정권을 잡은 때라 소위 신흥사대부가 등장하던 시기이다. 혜심은 곧 태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어머니의 병보를 받는다. 귀향하여 병을 간호하던 중 불려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이듬해 세상을 뜨고 만다 이때 혜심은 불문에 귀의 하기로 작정한다.

마침 조계산에서는 보조국사가 수선사(修禪社)를 열어 도화가 한창이었다. 혜심은 곧 보조국사를 찾아간다. 보조국사는 그를 받아 들였다. 혜심의 피나는 고행이 계속되었다. 주로 오산과 지리산 금대암 등에서 꾸준히 정진했다. 1205년 26세때 혜심은 수년간의 고행을 거친후 억보산 백운사에 머물고 있던 보조국사를 찾았다. 몇년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는 선문답을 나누고 마음이 통함을 알았다.

"내 이미 너를 얻었으니 죽어도 한이 없다. 너는 마땅히 불법 펴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생각하고 본래의 소원을 바꾸지 말아라." 스승의 선맥 계승을 의미하는 말이다. 1208년 보조국사는 혜심에게 그의 자리를 잇도록 명하였으나 혜심은 굳이 사양하고 지리산에 숨어 종적을 감춰 버렸다.

2년후 보조국사가 입적하자 제자들이 임금에게 보고하여 칙명으로 그 뒤를 잇게하니 할 수 없이 사원으로 들어가 개당하였다. 이때가 33세 되던 해이다. 임금은 관원을 시켜 사원을 중축토록 하고 가사.차.향 등을 내렸다. 그리고 그의 교화가 명성을 얻어 道俗 구분없이 모여들어 당시 세력가인 최씨 일가에서 그를 서울로 모시고자 하였으나 끝내 사양하였다.

1214년 고종이 즉위하자 대선사(大禪師)가 되었으며 선시를 거치지 않고 승관직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의 道化가 얼마나 컸는가를 말하는 좋은 예이다. 그후 1219년 42세 때 단속사에 머물라는 조서가 내려왔다 혜심은 사양했으나 윤허가 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 이듬해 院에 들어가긴 했으나 항상 본사를 상주의 처서로 하였다.

2. 일생 마침

그후 혜심은 각처의 사찰을 주유하면서 선법을 펴다가 1233년 겨울 본사에서 병이나 57세 때 제자 마곡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부좌한 채 월등사에서 세상을 떠났다. 다음날 화장하여 유골이 본산으로 옮겨졌고 이듬해 송광사 광원암의 북쪽에
장사 지내고 부도를 세웠다. 왕이 매우 슬퍼하며 진각국사의 호를 주었다.

혜심이 남긴 저술로는 <선문염송집> <조계 진각국사어록> <무의자시집> <금강경찬> 등이다. 이중 <선문염송집>은 1226년 그가 제자 진훈 등과 함께 고금의 선서.공안 등을 총망라하여 제가의 어록과 전 등을 체계있게 정리한 것으로 총 1천1백25칙의 화보를 연대별로 분류.수록한 것이 있고 특히 제가의 어록과 과나련 찬.송. 시 등이 당시의 선시 발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불교 시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

최근 혜심의 불교시인, 불교문학적 위치 재평가가 국문학계에서 활발하다 무엇보다 그는 보조국가 지눌의 선사상을 문학화하는데 성공했고, 선시의 보고라할 <선문염송>을 엮었으며, 국문학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선시인이란 점에서 그 위치가 확고하다.


3. 주요 유적지

- 억보산 백운사
- 지리산 금대암
- 송광사 광원암 보물 313호
-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813 -月南寺址眞覺國師碑



출처:호남인물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