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무아에게 주다[與懋兒][1]

천하한량 2007. 3. 7. 00:55
무아에게 주다[與懋兒][1]

천륜(天倫)이 크게 정해져서 종사(宗祀)를 의탁할 데가 있게 되었구나. 아직 일기(一氣)가 서로 관통하는 곳에 산천(山川)으로도 간격시킬 수 없는 것을 즉시 보지는 못하였으나, 이미 보내온 편지에서 그것을 증험하였다. 나는 기왕 이곳에 있으므로 너를 직접 면대해서 가르칠 수 없으니, 너는 오직 너의 병든 모친을 잘 봉양하고, 네 중부(仲父)의 훈계를 삼가 준행해서 선영을 받들고 어른을 섬기는 도리를 능히 공경하고 신중히 하라. 우리 집에 전해오는 옛 규범은 바로 직도(直道)로써 행하는 것이니, 삼가서 이를 굳게 지켜 감히 혹시라도 실추시키지 않기를 조석으로 축수하는 바이다.
이제 새해가 되었는데 시상(侍狀)은 편안하느냐? 간절히 염려가 된다. 나는 아직은 전년처럼 무량하게 지내고 있으니, 이는 모두가 성상의 은택으로 살려주신 때문이다. 이에 진공선(進貢船) 편을 의탁하여 대략 몇 자만 언급하고 다 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