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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드라마?… 네티즌 편집한 ‘UCC형 뮤비’ 먼저 뜬다 열성팬들 동영상에 노래 입혀 ‘뮤직비디오’로

천하한량 2007. 3. 3. 16:39
  • 뜨는 드라마?… 네티즌 편집한 ‘UCC형 뮤비’ 먼저 뜬다
  • 열성팬들 동영상에 노래 입혀 ‘뮤직비디오’로
    특수효과 등 전문가 뺨치는 ‘숨은 고수’ 많아
  • 김기홍기자 darma90@chosun.com
    입력 : 2007.03.01 21:52 / 수정 : 2007.03.02 11:47
    • 요즘 한창 화제가 되는 MBC 시트콤 ‘거침없는 하이킥’은 공식 뮤직비디오가 사실상 따로 없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야동 순재’ ‘식신 준하’ ‘꽈당 민정’ 등 주요 등장인물의 코믹 연기 장면에 드라마 주제곡을 입힌 뮤직비디오를 손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 네티즌이 손수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비공식’ 뮤직비디오다. 일부는 전문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편집 기법이나 내용 구성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네티즌이 직접 제작한 UCC(user-created content·사용자제작 콘텐트)형 뮤직비디오가 대거 쏟아지고 있다. 요즘 나오는 인기 영화나 드라마는 비공식 뮤직비디오부터 먼저 나온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제작자는 동영상 편집실력이 탁월한 인터넷 분야의 ‘숨은 고수’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자신의 편집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UCC형 뮤직 비디오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관객 6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도 개봉 직후부터 비공식 뮤직비디오가 나와 인기를 끌었다. 주연을 맡은 김아중이 부른 주제가 ‘마리아’에 주요 영화장면을 붙인 이 동영상은 네티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실제 영화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 KBS 드라마 ‘소문난 7공주’ ‘황진이’,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등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비공식 뮤직비디오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상파 방송사가 HD(고화질) 디지털 TV 방송을 시작하자 PC에 HDTV 수신카드를 설치하는 네티즌이 늘어났다. 이들은 TV 수신카드로 드라마를 녹화해 PC에 저장한 뒤, ‘어도비 프리미어’나 ‘베가스’ 같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품’을 만든다.

      영화의 뮤직비디오는 TV드라마와 제작환경이 조금 다르다. 인터넷에 올라온 최신 개봉 영화 동영상(DivX 파일)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DivX는 보통 일반 캠코더를 이용해 영화 스크린에서 나오는 화면을 직접 찍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동영상 파일에 한글 자막을 입히는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만 해도 편집 고수로 통했지만, 요즘에는 특수효과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실력파가 늘어나는 추세다.

    • 비공식 뮤직비디오를 만들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는 엄밀하게 말해 저작권법 위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작사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네티즌의 반발을 우려해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제작사는 비공식 뮤직비디오를 아예 해외홍보용 동영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재야 고수’의 실력이 뮤직비디오 전문 제작자의 실력을 오히려 앞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 드라마 열성 팬들은 수십 시간에 달하는 드라마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내용과 구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가장 좋은 장면만을 뽑아서 편집한다.

      드라마 ‘궁’ ‘환상의 커플’ 등을 제작한 에이트그룹 관계자는 “제작시간에 쫓기는 전문가보다 열성팬이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트그룹은 네티즌 편집자를 찾아서 동영상 담당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작사가 네티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UCC형 뮤직비디오 공모전을 열기도 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