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符讀書城南 부독서성남 아들 부에게 성남에서 독서를 권함(한유 7

천하한량 2007. 2. 22. 19:50

 

 

     符讀書城南  부독서성남   아들 부에게 성남에서 독서를 권함

 

     韓愈   한유 768~824

 

 

     木之就規矩   목지취규구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在梓匠輪輿   재재장륜여   목수에 달려있고

     人之能爲人   인지능위인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由腹有詩書   유복유시서   뱃속에 들어있는 시와 글들에 달린 것이네

 

     詩書勤乃有   시서근내유   시와 글은 부지런하면 곧 갖게 되고

     不勤腹空虛   불근복공허   부지런하지 않으면 속이 비게 된다

     欲知學之力   욕지학지력   배움의 힘을 알고 싶으면

     賢愚同一初   현우동일초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가 처음은 같았음을 알면 되네

 

     由其不能學   유기불능학   그가 배우지 못해

     所入遂異閭   소입수이려   들어가는 문이 마침내는 달라지는 것이네

     兩家各生子   양가각생자   두 집에서 각기 아들을 낳았어도

     提孩巧相如   제해교상여   두세 살 어린 아이는 재주가 서로 비슷하고

 

     少長取嬉戱   소장취희희   조금 성장하여 모여 놀 때도

     不殊同隊魚   불수동대어   같은 무리의 고기와 다르지 않다네

     年至十二三   연지십이삼   나이가 열두세 살이 되면

     頭角秒相疎   두각초상소   머리골격이 약간 달라진다네

 

     二十漸乖張   이십점괴장   스무 살이 되면 점점 더 벌어지니

     淸溝映迂渠   청구영우거   맑은 냇물이 도량 물에 비치는 듯

     三十骨觡成   삼십골격성   서른 살에 골격이 굵게 형성되면

     乃一龍一豬   내일룡일저   하나는 용, 하나는 돼지처럼 된다네

 

     飛黃騰踏去   비황등답거   학문을 이룬 비황은 뛰어 달리는데

     不能顧蟾蜍   불능고섬서   학문을 못 이룬 두꺼비는 돌아 볼 수조차 없다네

     一爲馬前卒   일위마전졸   한쪽은 말 앞의 졸개가 되어

     鞭背生蟲蛆   편배생충저   채찍 맞은 등에는 구더기가 생기고

 

     一爲公與相   일위공여상   한쪽은 삼공이나 재상이 되어서

     潭潭府中居   담담부중거   고래 등 같은 집에 산다네

     金壁雖重寶   금벽수중보   금이나 구슬이 비록 귀중한 보배이나

     費用難貯儲   비용난저저   쓰이어 간직하기 어렵고

 

     學問藏之身   학문장지신   학문은 몸에 간직하여

     身在則有餘   신재즉유여   몸에만 있으면 사용하고 남음이 있다네

     君子與小人   군자여소인   군자와 소인은

     不繫父母且   불계부모차   부모에 매인 것이 아니 라네

 

     不見公與相   불견공여상   보지 못했는가, 삼공과 재상이

     起身自犁鋤   기신자리서   농민으로부터 나온 것을

     不見三公後   불견삼공후   보지 못했는가, 삼공의 후손들이

     寒饑出無驢   한기출무려   헐벗고 굶주리고 나귀도 없이 다니는 것을

 

     文章豈不貴   문장기불귀   문장이 어찌 귀하지 않은가

     經訓乃菑畬   경훈내치여   경서의 가르침은 곧 마음속의 땅 같은 것

     潢潦無根源   황료무근원   고인 빗물은 근원이 없나니

     朝滿夕已除   조만석이제   아침에 찼다가 저녁엔 이미 없어진다네

 

     人不通古今   인불통고금   사람이 고금의 일에 통하지 않으면

     牛馬而襟裾   우마이금거   소나 말에 옷을 입혀놓은 것

     行身陷不義   행신함불의   자신의 행동이 불의함에 빠지고도

     況望多名譽   황망다명예   하물며 많은 명예를 바라는가

 

     時秋積雨霽   시추적우제   철은 가을이라 장마 그치고

     新凉入郊墟   신량입교허   산뜻한 기운 들판 마을에 드니

     燈火秒可親   등화초가친   등불 점점 가까이 할만 하고

     簡編可卷舒   간편가권서   책 펼칠 만 하게 됐으니

 

     豈不旦夕念   기불단석염   어찌 아침저녁으로 생각하지 않으리

     爲爾惜居諸   위이석거제   그대들 위해 세월을 아껴야하리

     恩義有相奪   은의유상탈   사랑과 의리는 서로 어긋남이 있는 것

     作詩勸躊躇   작시권주저   시를 지어 망설이는 자들을 권면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