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麥行 타맥행 보리 타작
丁若鏞 정약용 1762~1836
新芻濁酒如潼白 신추탁주여동백 새로 걸러낸 막걸리의 빛처럼 뿌옇고
大碗麥飯高一尺 대완맥반고일척 큰 사발에 보리밥의 높이가 한 자로세
飯罷取枷登場立 반파취가등장립 밥을 먹자 도리깨를 잡고 마당에 나서니
雙肩漆澤飜日赤 쌍견칠택번일적 검게 그을린 두 어깨가 햇볕을 받아 번쩍이네
呼邪作聲擧趾齊 호사작성거지제 응헤야, 소리를 내며 발 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 수유맥수도랑자 순식간에 보리 낟알들이 마당 안에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 잡가호답성전고 주고받는 노랫가락이 점점 높아지고
但見屋角紛飛麥 단견옥각분비맥 단지 보이는 것이 지붕 위에 보리 티끌 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 관기기색낙막락 그 기색을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了不以心爲刑役 요불이심위형역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지 않았네
樂園樂郊不遠有 낙원낙교불원유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데
何苦去作風塵客 하고거작풍진객 무엇하려고 벼슬길에서 헤매고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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