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打麥行 타맥행 보리 타작 (정약용 1762~1836)

천하한량 2007. 2. 21. 03:34
打麥行  타맥행     보리 타작   

                      

   丁若鏞   정약용 1762~1836

 

 

   新芻濁酒如潼白   신추탁주여동백   새로 걸러낸 막걸리의 빛처럼 뿌옇고      

   大碗麥飯高一尺   대완맥반고일척   큰 사발에 보리밥의 높이가 한 자로세

 

   飯罷取枷登場立   반파취가등장립   밥을 먹자 도리깨를 잡고 마당에 나서니      

   雙肩漆澤飜日赤   쌍견칠택번일적   검게 그을린 두 어깨가 햇볕을 받아 번쩍이네

 

   呼邪作聲擧趾齊   호사작성거지제   응헤야, 소리를 내며 발 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   수유맥수도랑자   순식간에 보리 낟알들이 마당 안에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   잡가호답성전고   주고받는 노랫가락이 점점 높아지고      

   但見屋角紛飛麥   단견옥각분비맥   단지 보이는 것이 지붕 위에 보리 티끌 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   관기기색낙막락   그 기색을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了不以心爲刑役   요불이심위형역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지 않았네

 

   樂園樂郊不遠有   낙원낙교불원유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데      

   何苦去作風塵客   하고거작풍진객   무엇하려고 벼슬길에서 헤매고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