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若鏞 정약용 1762~1836
蘆田小婦哭聲長 노전소부곡성장 갈밭마을 젊은 아낙 울음도 서러워라
哭向懸門呼穹蒼 곡향현문호궁창 관문 앞 달려가 통곡하다 하늘보고 울부짖네
夫征不復尙可有 부정불복상가유 출정나간 남편은 못 돌아올 수도 있지만
自古未聞男絶陽 자고미문남절양 사내가 男根을 잘랐단 말 듣도 보도 못하였소
舅喪己縞兒未澡 구상기호아미조 시아비 상복 막 벗고, 아기는 탯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三代名簽在軍保 삼대명첨재군보 이 집 삼대의 이름이 모두 다 군적에 실렸구나
薄言往愬虎守閽 박언왕소호수혼 관가에 억울한 사정 호소해도 범 같은 문지기 버티어 섰는데
里正咆哮牛去皁 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외양간의 소마저 끌어갔다오
磨刀入房血滿席 마도입방혈만석 남편이 칼 갈아 방안으로 뛰어들자 피가 온통 낭자하니
自恨生兒遭窘厄 자한생아조군액 애 낳아 이런 고생한다며 자탄을 하네
蠶室淫刑豈有辜 잠실음형기유고 잠실궁형이 또한 지나친 형벌이고
憄咈去勢良亦慽 민건거세양역척 민땅의 어린애 거세하던 풍속 참으로 가엾은 일이었거든
生生之理天所予 생생지리천소여 자식낳고 사는 건 하늘이 내린 이치
乾道成男坤道女 건도성남곤도여 하늘 땅 어울려서 아들되고 딸되는 것
昸馬揔豕猶云悲 선마분시유운비 말 돼지 거세함도 가엽다 말하는데
況乃生民思繼序 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대를 잇는 사람에 있어서랴
豪家終歲秦管絃 호가종세진관현 부자집은 일년 내내 풍악을 울리면서
粒米丁帛無所捐 입미정백무소연 쌀 한 톨 비단 한 치 내놓지 않네
均吾赤子何厚薄 균오적자하후박 다 같은 백성인데 후박이 웬말인가
客窓重誦鳲鳩篇 객창중송시구편 여관에서 자꾸만 시구편을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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