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哀絶陽 애절양 男根 자르는 슬픔(정약용 1762~1836)

천하한량 2007. 2. 21. 03:32
哀絶陽   애절양     男根 자르는 슬픔

 

   丁若鏞   정약용 1762~1836

 

 

   蘆田小婦哭聲長   노전소부곡성장   갈밭마을 젊은 아낙 울음도 서러워라  

   哭向懸門呼穹蒼   곡향현문호궁창   관문 앞 달려가 통곡하다 하늘보고 울부짖네

   夫征不復尙可有   부정불복상가유   출정나간 남편은 못 돌아올 수도 있지만

   自古未聞男絶陽   자고미문남절양   사내가 男根을 잘랐단 말 듣도 보도 못하였소

 

   舅喪己縞兒未   구상기호아미조   시아비 상복 막 벗고, 아기는 탯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三代名簽在軍保   삼대명첨재군보   이 집 삼대의 이름이 모두 다 군적에 실렸구나

   薄言往虎守   박언왕소호수혼   관가에 억울한 사정 호소해도 범 같은 문지기 버티어 섰는데

   里正咆哮牛去   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외양간의 소마저 끌어갔다오

 

   磨刀入房血滿席   마도입방혈만석   남편이 칼 갈아 방안으로 뛰어들자 피가 온통 낭자하니

   自恨生兒遭窘厄   자한생아조군액   애 낳아 이런 고생한다며 자탄을 하네

   蠶室淫刑豈有辜   잠실음형기유고   잠실궁형이 또한 지나친 형벌이고

   憄咈去勢良亦慽   민건거세양역척   민땅의 어린애 거세하던 풍속 참으로 가엾은 일이었거든

 

   生生之理天所予   생생지리천소여   자식낳고 사는 건 하늘이 내린 이치

   乾道成男坤道女   건도성남곤도여   하늘 땅 어울려서 아들되고 딸되는 것  

   昸馬揔豕猶云悲   선마분시유운비   말 돼지 거세함도 가엽다 말하는데

   況乃生民思繼序   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대를 잇는 사람에 있어서랴  

 

   豪家終歲秦管絃   호가종세진관현   부자집은 일년 내내 풍악을 울리면서

   粒米丁帛無所捐   입미정백무소연   쌀 한 톨 비단 한 치 내놓지 않네

   均吾赤子何厚薄   균오적자하후박   다 같은 백성인데 후박이 웬말인가

   客窓重誦鳩篇   객창중송시구편   여관에서 자꾸만 시구편을 읊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