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령금농향청주백반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長安豪俠家 珠貝堆如阜 장안의 부유한 집에서는 구슬과 패물이 산같이 쌓였는데
장안호협가 주패퇴여부
舂粒瑩如珠 或飼馬與狗 방아 찧어 지은 구슬 같은 쌀밥을 말이나 개에게도 먹이며
용립형여주 혹사마여구
碧醪湛若油 霑洽童僕咮 기름처럼 맑은 청주를 종들도 마음껏 마시네
벽료담약유 점흡동복미
是皆出於農 非乃本所受 이 모두가 농부에게서 나온 것이지, 날 때부터 받아 나온 것이 아니네
시개산어농 비내본소수
假他手上勞 妄謂能自富 남들 손의 힘을 빌리고는, 무릇 스스로 부자가 되었다고 하네
가타수상노 망위능자부
力穡奉君子 是之謂田父 힘들여 농사지어 군자를 봉양하니 그들을 일컬어 농부라고 하네
력색봉군자 시지위전부
赤身掩短褐 一日耕幾畝 알몸을 베옷으로 가리고 날마다 얼마만큼 땅을 갈았던가
적신엄단갈 일일경기무
才及稻芽靑 辛苦鋤稂莠 벼 싹이 겨우 파릇파릇 돋아나면 고생스럽게 호미로 김을 매네
재급도아청 신고서랑유
假饒得千鍾 徒爲官家守 풍년들어 천종의 곡식을 거두어도 한갓 관청 것밖에 되지 않는다오
가요득천종 도위관가수
無何遭奪歸 一介非所有 어쩌지 못하고 모조리 빼앗겨 하나도 소유하지 못하고
무하조탈귀 일개비소유
乃反掘鳧茈 飢仆不自救 땅을 파 鳧茈 캐 먹다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다오
내반굴부자 기부불자구
除却作勞時 何人餉汝厚 노동할 때 아니라면, 누가 이들에게 넉넉히 먹여줄까
제각작노시 하인향여후
所要賭其力 非必愛爾口 바라는 것은 힘을 취하기 위해서이지 이들의 입을 아껴서가 아니네
소요도기력 비필애이구
粲粲白玉飯 澄澄綠波酒 희디흰 쌀밥이나 맑디맑은 청주는
찬찬백옥반 징징록파주
是汝力所生 天亦不之咎 모두 이들 힘으로 생산한 것이니, 하늘도 이들을 허물치 않으리라
시여역소생 천역불지구
爲報勸農使 國令容或謬 勸農使에게 말하노니, 國令이 혹 잘못된 것이 아니요
위보권농사 국령용혹류
可矣卿與相 酒食饜腐朽 높은 벼슬아치들은, 술과 밥에 물려서 썩히고
가의경여상 주식염부후
野人亦有之 每飮必醇酎 野人들도 나누어 갖고는 언제나 청주를 마신다오
야인역유지 매음필순주
游手尙如此 農餉安可後 노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데, 농부들을 어찌 못 먹게 하는가
유수상여차 농향안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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