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모시가 명맥이 끊길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유야 어쩌든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 고장을 우리 고장답게 만든 것이 있다면 한산 모시라고 말할 수 있다. 모시의 역사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백제 시대부터 건지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분명 14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긴 역사를 간직한 한산모시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정도이다. 심하게 말하면 서천은 몰라도 한산모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 모시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지만 명맥이 끊길 정도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우선적으로 우리 고장 사람들은 한산 모시를 살리는데 역점을 두어야한다. 한산 모시가 사라질 때 문화적 이미지 상실은 예상외로 큰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 군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산모시 문화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잘하니 못하니 말도 많지만 이제 그것조차도 즐기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한산 모시는 소위 우리 고장의 상품 브랜드이고 문화의 결정체이다. 그러므로 서천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사업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인력, 자금을 투자해야한다. 세계에 우리 민족을 알리는데 2002년 월드컵이 몇 억의 광고 효과를 가져왔다고 하듯이 한산 모시 역시 우리 고장을 홍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화 마인드인 것이다. 그래서 한산 모시에 대하여 우리는 주목을 해야한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하다보면 서천을 모르는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공주사대부고는 경향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그 학생들에게 간단한 설문을 했다. 서천하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쓰시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제시한 것은 역시 한산 모시이다. 그 다음으로 금강하구, 이상재 순이다.
한산 모시는 우리 고장의 상징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것은 우리 고장의 정체성마저 의심하게 된다. 서천군 차원에서 진지한 대책 논의가 있어야한다.
다른 군과 다르게 우리 고장에는 모시와 관련된 행정직제가 있다. 한산모시관 관리사무소, 모시담당, 한산모시를 통한 관광을 진흥하는 관광 진흥계, 한산모시 문화제를 주관하는 문화체육계, 정책 기획실 정책 담당 등 담당 직원만도 여러 명이다. 또한 한산모시 문화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있다.
저산팔읍 길쌈놀이 보존회, 한산모시 조합, 모시관련 기능보유자들이 이제 심각한 논의를 해야한다. 한산모시가 사라지면 가장 먼저 위기를 맞는 사람들이다. 당장 군청 행정직제가 사라지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해야한다.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안일한 생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다. 또 나는 모시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으니 평생 지원금이 나올텐데 뭐가 걱정인가하는 딴 마음을 먹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한산 모시 육성 대책 협의회를 마련하여 한산 모시 살리기를 추진해야한다. 한산 모시의 소멸은 곧 서천군민의 정체성의 붕괴이다. 하루라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자.
이 문제는 모시와 관련 있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천 군민의 문제이다. 나는 모시 한번 입어보지도 못했고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관계가 있냐고 하지만 서천에 살고 있거나 서천에서 태어나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모두 관련이 있다. 당장 자녀들이 면접 시험을 보러가도 네 고향을 소개해 봐라, 또는 너 어디서 왔니 라고 물을 때 서천이라고 답변하면 서천이 어디 있냐 유명한 것이 뭐 있냐 라고 몇 번 묻는데, 한산모시로 유명한곳입니다 라고 하면 모두 아 그곳이라고 정리가 되었지만 한산 모시가 사라진 서천을 설명하기란 복잡할 것이다. 한 지역의 문화 이미지는 긴 역사와 함께 형성된 것이기에 단 시간에 단절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 모시가 그렇게 많이 몰려올 때 상대적으로 한산 모시를 육성하지 않는다면 당연 모시는 사라질 것이다. 한산 지역말고 우리 고장은 저산 팔읍이라 하여 서천, 비인, 한산, 남포 등 두루 모시를 생산해왔지만 단연 한산모시가 으뜸인 것이다. 그런데 비인현 동면, 즉 지금의 판교면 저산리는 모시가 많이 생산되어 저산리이었을 텐데, 지금은 모시를 거의 생산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산모시 역시 그렇게 한산모시로써 이름만 남고 실제적으로 생산되지 않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한산 모시 관련 대책 회의를 실시하여 협의된 내용과 더불어 범군민적인 행사로 확대하여 모시 문화의 심각성을 타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먼저 모시 생산 농가에 대한 군차원의 지원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지원을 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한다. 모시와 관련된 각종 행사를 전개하여 지금보다 많은 홍보를 할 수 있어야한다. 모시문화제 행사를 보다 더 내실있고 흥행보다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행사를 전개하여 생산자의 사기를 고취해야할 것이다. 또한 우리 고장 각종 행사에서도 모시를 주제로 하여 향토성을 짙게 해야할 것이다. 군에서 지원하는 각종 행사에서 향토성이 짙은 행사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야한다. 모시 문학제, 모시 사진전, 모시 연극제, 모시 민요 부르기 등 향토적인 행사가 마련되어야한다.
모시는 한산 모시를 생산하는 사람만의 문화가 아니라 서천 사람 모두의 문화이다. 한산 모시는 서천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서천 문화는 모시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한산 모시 문화가 가장 한국적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에 우리는 한산 모시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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