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당나라는 서역과 교역, 동서 문물이 집산하고 있던 때였기에 신라에서 구했다는 옷감은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옷감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당나라 귀족 상류사회에선 신라 직물인 조하주(朝霞紬)와 어아주(魚牙紬)도 고급 옷감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침노을 같다 하여 조하주요, 빛깔이 뽀얗기에 어아주란 이름이 붙었을 것인데 바로 모시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신라 직조술이 고려에 전승되어, ‘계림유사(鷄林類事)’에 보면 충렬왕 2년에 한 여승이 모시 한 필을 짜 임금에게 바쳤는데 가늘기가 매미 날개 같아 들어도 든 것 같지 않았으며 꽃무늬를 놓았는데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했다. 이 모시가 현대인의 패션감각에 영합, 국제화 물결을 타고 있어 고금에 명성을 접속시키고 있다.
‘세모시 고쟁이’ 하면 화냥기 있는 여인을 빗대었는데 이 살색 고쟁이를 입으면 옷을 입고서도 노출 욕망을 충족하고 자극시켰기에 비롯된 말일 것이다. 이 살색 세모시는 여느 모시 값보다 세 곱절 비싸다 했으니 직조에 품과 공이 그만큼 많이 들고 수요도 많았음을 짐작케 하는 값이다.
미국 패션의 고장인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 한국 모시로 지은 패션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는데 노출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것이 그 하나요, 통풍(通風)을 억제하는 북방계 직조에서 통풍을 보장하는 남방계 직조로 옮겨 가는 패션감각에 모시가 부합한다는 것이 그 둘이며, 몸에 들러붙어 체형을 노출시키는 서구식에서 입으면 체형을 은폐시키는 동양식 패션으로의 추이에 모시의 자질이 영합하는 것이 그 셋이다.
이 세모시의 고장인 서천군에서 모시의 현대화와 다양화, 대중화, 국제화를 노리는 한산 세모시 대약진 계획이 보도되어 그 가능성의 궤적을 더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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