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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황혼 풍속도 결혼을 졸업하다 '졸혼'

천하한량 2016. 5. 12. 14:18

■ 최요한, 시사·경제평론가 /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앵커]
일본의 신풍속도, 졸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부가 살다 보면 에이, 못살겠다 하면서 별거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거는 별거랑 다른 것이죠? 졸혼, 뭡니까?

[인터뷰]
졸혼을 굳이 얘기하자면 이혼인 듯 이혼 아닌 이혼 같은 너, 이런 거겠죠. 그래서 결국 법적인 이혼은 하지 않지만 합의된 별거다,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우리가 노년이 되었고 이혼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많은 거죠. 그래서 이를테면 이혼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확 빠져버리잖아요.

노인빈곤이 바로 눈앞에 닥쳐오고. 거기다 세간의 시선이라고 그래야 되겠죠. 아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나에게 보여주는 심리적인 어려움이나 이런 것에서 조금 탈출할 수 있고. 또 하나는 자녀들이 있잖아요.

이혼했다고 그러면 실제 우리가 따로 떨어져 사는 것보다 이혼이 훨씬 더 자녀들에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줄여나가면서 각자 따로 사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 보는 게 아니고 또 한 달에 한두 번씩 모여서 밥은 또 먹어요.

밥은 또 먹고 또 필요하다면 논의할 것은 논의하되 생활만 따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이미 우리나라에 졸혼이라는 말이 이제 들어왔을 뿐이지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분들은 상당히 있다고 보셔야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이게 이혼이랑 뭐가 다른 거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떨어져 헤어져 살지. 이혼하는 것과 이혼하지 않고 졸혼을 하는 것,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인터뷰]
일단은 이혼이라는 게 황혼기에는 굉장히 두려운 대상이죠. 막상 우리가 60세 넘어가지고 이혼을 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이게 만만한 일은 아니거든요.

[앵커]
그렇죠. 자식들도 있고 재산 문제도 있고.

[인터뷰]
그렇죠, 자식도 있지만 일단 남성들 같은 경우에는 삼시세끼 어떻게 처리하나,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졸혼이라고 해서 그렇다고 해서 같이 사는 건 아니니까 식사 문제나 이런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법적으로 헤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심리적인 결합 상태는 다르다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가 아직 이혼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하지만 또 황혼 이혼이 27%에 달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황혼이혼을 한 사람들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아직까지는 좀 따가운 편이에요.

이런 따가운 부분들을 많이 줄일 수 있고 그러면서 편리를 추구하고 그러면서도 내가 아직은 마음으로 또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상태잖아요.

그러면 경제적으로는 약간 빠듯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은 편하게 살자. 그리고 또 하나는 마음만 편한 것이 아니라 나는 아직은 기혼자다, 그리고 법적으로는 함께 얽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이 살지 않는 것 이외에는 다른 것은 달라진 게 없다, 이렇게 판단을 하시는 거죠.

[앵커]
지금 이 방송을 보시는 한 어르신 부부가 저거 어때, 한번 생각해 볼까 하면 아니, 이 영감이 지금. 어디 애인 생겼어, 이렇게 얘기하시는 케이스가 있다고 하면 그게 궁금해서 질문드린 겁니다.

그렇다면 결혼의 의미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동거의 의미도 있고 또 다른 의미는 배우자만 사랑해야 될 의무가 있잖아요. 그러면 졸혼을 하면 애인은 만들어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것까지는 아직은 아닌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합의별거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잖아요. 합의된 별거라는 건 뭐냐하면 상대방의 사생활에 깊이 들어가지 않겠다라는 암묵적인 약속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노년이 됐다는 것은 한 30년, 40년 그 이상의 삶을 살아보다 보니 합의되게 아,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이구나. 그래서 저 사람이 바람을 피우겠구나, 아니면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을 하겠구나, 이런 것들을 대충 서로 알고 있죠.

그래서 그런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 우리가 함께 사는 것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함께 살아가는 게 따로 살아가는 것보다 낫겠다라고 판단을 한 것이죠.

[인터뷰]
인도의 간디가 37세에 해혼식을 합니다. 그 이유가 뭐냐하면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했는데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져살지는 말되 만나는데 그러니까 해혼, 쉽게 말해서 결혼하는 부분을 일정 기간 풀자, 이런 뜻이거든요.

그래서 각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내보자라고 하는데. 지금 이호선 교수님이 말씀하셨지만 지난 2011년부터 2016년도까지 황혼이혼이 27%이고요, 소위 신혼이혼, 5년 내 신혼이 이혼하는 것이 25%인데 황혼이혼이 앞질렀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기대수명이, 제가 여기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기대수명이 60세였죠. 그런데 지금은 백세시대란 말이죠. 그렇다고 하면 졸혼식, 일본에서 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한 가정에 두 집안처럼 지내는 사람들이. 그 이유가 뭐냐하면 농촌 출신 남편, 그다음에 도시 출신 부인과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다 각자 직업을 갖고 독립을 했다는 말이죠.

그런데 다시 남은 20년, 30년 생활을 이렇게 부부가 같이 도시에서 사는 것보다는 내가 새로운 스타일의 인생을 살고 싶다, 그곳이 어디냐? 바로 농촌으로 귀농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당신하고 나하고 이혼은 하면 안 된다. 다만 나는 나대로 농촌생활을 하고 싶다. 그러면 당신은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일정 기간 주말이면 주말에 만나자. 내가 서울로 오든가 아니면 내가 농촌으로 가든가. 이런 스타일에 지금 주변에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졸혼이라는 말에 맞춰서 보면 이게 상당히 의미 있는 얘기다. 그래서 백세시대에 이런 새로운 돌파구,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인터뷰]
말씀을 하셨지만 마하트마 간디 말씀하셨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1970년대 이전에 함석헌 선생님의 스승님인 다석 유영모 선생님이 40살에 해혼식을 하셨어요.

제자들도 뒤따라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중요한 건 그것보다 혹시 졸혼이라는 것을 빗대어서 무늬만 부부가 양산되는 것 아니냐. 왜냐하면 우리 한국사회처럼 체면치레를 중시하는 사회도 없고요.

그런 시선 때문에 무늬만 부부를 양산하는 게 아닌가 걱정되는 게 경제에서도 있어서 그렇고 정치에서도 그렇고 일본의 스타일을 따라가는 상황이거든요. 우리 한국사회도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물론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죠. 백년해로. 정말 파뿌리가 될 정도로 오래 사는데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있다면 숨기고 있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완전히 부러뜨리기 전에 휘어져 보는 그런 자세를 갖는 것은 어떨까. 유연한 자세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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