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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토막 난 연금, 노후 '휘청'

천하한량 2016. 4. 11. 02:23

[뉴스데스크]
◀ 앵커 ▶

노후 대비를 위해서 개인연금이나 연금보험 가입하시고 매달 납부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나중에 이 연금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안 해보셨습니까.

계약할 때 말을 들었던 것보다 적게는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씩 깎였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네 문구점을 하고 있는 오만호 씨.

수입은 예전 같지 않지만 20년 전 가입한 연금보험이 있어 노후 걱정은 없었습니다.

매달 24만 원씩 15년을 납입하면 60살 때부터 매달 1백30, 40만 원씩 연금이 나온다는 상품이었습니다.

[오만호]
"진짜 떵떵거렸어요. 친구들 와도 '너희들 (국민)연금 타지? 난 (국민)연금 안 타도 나도 종신연금 들었어. 한 달에 150만 원 타.'"

하지만 올해부터 연금을 실제 받아보니 한 달에 40, 50만 원꼴.

가입 당시 설계서 내용의 1/3에 불과했습니다.

[오만호]
"이건 진짜 사기 치는 거예요, 사기. 소비자한테 사기 치는 거예요."

지난달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한 오점자 씨도 마찬가지.

80살까지 준다는 연금 총액이 당초 약속보다 1억 원 넘게 깎였습니다.

[오점자]
"그거 얼마나 되겠어요. 한 달에 십몇만 원밖에 안 나오는데. 여기(설계서에) 준다는 대로나 줘야 될 거 아니에요."

이들의 가입설계서에는 7.5% 확정 금리를 보장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습니다.

연금은 기본연금과 배당연금으로 나뉘는데, 보험사들은 기본연금만 7.5% 금리로 지급하고 배당연금은 운용수익에 따라 배당액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보험설계서에 작은 글씨로 적혀있을 뿐, 가입자들은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김금태/금융감독원 팀장]
"(소송 하더라도) 법원 등에서 소비자 편보다는 보험회사 편을 들어주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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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김 모 씨는 당시 16살이던 딸을 위해 연금에 가입했습니다.

1만 7,600환을 일시에 납입하고, 50년 뒤인 2012년 12만 환을 받는 상품.

하지만 50년 뒤, 보험사가 제시한 12만 환은 분기당 1만 2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한 달에 4천 원꼴입니다.

[윤소정/가입자 김 모 씨 손녀]
"과자 한 봉지를 사도 1천 원은 될 텐데…. 용돈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연금이라는 의미는 아예 찾을 수가 없고…."

당시 12만 환을 금 시세로 따져보면 현재 250만 원에 해당하지만, 보험사들은 사적 연금에는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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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변액연금.

사업비가 평균 11%입니다.

가입자가 100만 원을 납입하면 11만 원은 보험사가 먼저 떼어가고 89만 원만 적립되는 구조라 12% 이상 수익을 내지 않고는 원금조차 손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작년 한 해, 모든 변액연금 상품은 평균 10%의 손해를 봤습니다.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대표]
"최근 3년간 모든 변액 연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연금을 보완해 노후생활을 지탱해주는 개인연금.

잘 알고 가입하지 않으면 오히려 노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