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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주(州)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천하한량 2015. 11. 11. 15:45

스페인 카탈루냐주(州)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카탈루냐 주의회는 9일(현지 시각) "2017년까지 공화국 형태의 독립 카탈루냐를 건설하겠다"는 결의안을 찬성 72표, 반대 63표로 통과시켰다.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 등 분리독립 지지 정당들은 지난 9월 지방 선거에서 전체 의석 135석 중 72석을 차지해 과반을 확보했다. 이 정당들은 지난달 독립 카탈루냐를 세우기 위해 30일 이내에 카탈루냐만의 재무·사회보장 체계 구성 등 분리 계획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주의회의 결정은 불법"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레 아라고네스 카탈루냐주 의원은 AFP통신에 "결의안은 헌재 결정과 무관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이 일어난 것은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이후에도 문화·언어 등이 스페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지역의 경제력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 중 하나인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면적의 6.3% 정도지만, 경제력은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 정부가 부유한 카탈루냐 시민들의 세금을 걷어 문화도 언어도 다른 지역에 나눠주고 있다"는 불평이 나온다.

이번 결의안 채택이 실제 분리독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앙 정부의 강력한 반발은 물론, 카탈루냐 내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31일 현지 일간 엘파이스의 여론조사에서 카탈루냐 주민 51%가 독립에 반대하고, 42%만 독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은 카탈루냐의 움직임이 다른 나라의 분리독립 운동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는 영국 하원이 통과시킨 '잉글랜드법은 잉글랜드 의원만 투표한다(EVEL)'는 법 때문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이 법은 분리독립 투표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며 "우리를 (의결권이 제한된) 2류 의원으로 전락시켰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9월에는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드러나면 다시 분리독립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