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0년대에 일제가 경영하던 공립보통학교가 있었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서 다닐 수 없게 되자 노동자·농민들이 다닐 수 있는 수업연한이 비교적 짧은 간단한 초등 교육기관인 노동야학이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전국에서 많이 생겨났다. 우리 고장 서천에도 길산노동야학, 송산신흥야학이 생겨났다. 그러나 야학과 관련된 자료가 신문기사뿐이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송산신흥야학 규약이 발견되어 그 원문을 그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송산 신흥 야학은 한산면 송산리에서 1926년에 설립되어 6·25전쟁을 전후하여 폐쇄되었다고 한다. 송산리 야학은 한산면 송산리 박현구 씨댁 근처에 있었으며 선친이신 박우인 씨가 중심되어 운영되었다고 한다. 본 규약은 박현구씨의 도움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제1장
제1조 본 학회는 계출하고 제 2세 국민의 문맹퇴치의 덕의 함양을 목적함
제2조 본 학회는 송산신흥야학회라 칭함
제3조 본 학회는oo 본리 진흥회실내에 설치함
제4조 본 학회는 소화원년(1926) 즉 병인 1월 20일에 창립하여 기념일로 정함
제2장
제5조 본 학회의 유지는 동중 유지가 영구히 계승하여 진행할지며 동중아동의 취학자가 없을 때에 한하여 그 기간동안 만 중지 할 할 수 있음.
제6조 본 학회의 규약에 정한 사항이외에는 회장과 학감의 지휘감독을 수행 함
제7조 본 학회에는 아래와 같이 임원을 둠
야학회장 1명
학감 1명
재무 1명
교원 약간명
제8조 단 회장과 학감은 제일 자격자로 추천하고, 재무는 신용이 있고 유산자로 정하며, 교원은 보통학교졸업자 또는 동등학식이 있고 성온다성하여 신분이 우량한 자로 선정함
제9조
一 회장은 전 학회를 대표하야 학회의 질서를 총리함
二 학감은 교육정도와 효과를 관찰하야 매진게 함
三 재무는 동중 총회의 반수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기본금 증축방법과 경비용도에 진행함
四 교원은 반제 조직한 것을 수행하야 교육에만 단성으로 함
제10조 본학회의 경비는 본리 진흥회에서 극력후원 함
단 방책은 동중이 관청과 접촉되는 사 제반을 진흥회에서 지배하야 매호에 매년 미 혹 대맥을 수집하야 경비를 제한 외잔액은 기본금으로 함
우기본금에 상당액에 달한 시는 동중소비 물품을 구입하고 공동의 편의와 이익을 도하는 동시에 기본금을 증축게 함
제11조 학회실대도는 매년 4말로 정하여 추계에 지주 박우인에게 지불함
제12조 교원에게 매년 3월 15일 휴학시에 임하여 상당한 보수가 유하기로 결정함
단 교원중 다년 헌신적 열성이 유한 자는 표창장 과 상품이 있음
제3장
제13조 본리 구역외 타리 아동이 본학회에 취학할시는 본리 학동의 학자를 비교하야 상당한 월사금이 있어야 함
부칙
제14조 월사금 2개월분을 미납한자에게는 기금의 십분지삼을 증수하고 2개월 후부터 납입시까지 정학 처분이 처함
제15조 수업기한은 매년 음 10월 15일부터 그 익년 3월 15일까지로 정하고 그 여월일은 생업에 전력함
제16조 본회의 졸업기한은 만 4개 년으로 함
제17조 본학회의 과목은 국어 조선어 산술 한문 수신 농업 주산 창가로 정함
단 교과서에 국어 산술은 보통학교 정도를 표준하고 그외 과목은 학동정도에 의하여 학회내에서 편성하여 교육에 보충케 함
제18조 학동의 입학 연령은 남녀 공히 7세 이상으로 정하되 단 여자의 수학 기한은 14세까지로 정함
송산신흥야학의 특징으로는 첫째 한산면 송산리라는 마을이 중심이 되어 야학을 운영한 것은 독특한 것이다. 이는 박우인과 박재기의 열성으로 문맹을 퇴치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자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남녀 공학으로 남자 60명, 여자 18명, 계 78명이 수학을 했던 학교이다. 1920년대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학생을 모집하여 교육을 실시한 것은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칙에 의하면 7세 이상이며 여학생의 수업 연한은 14세로 제한한 점이 이채롭다. 셋째, 송산신흥야학은 다른 지방의 수업연한이 1년인 것에 비해 수업 연한이 4년이다. 이는 수업기한이 10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농한기를 이용하였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넷째, 수업료를 납부하였으며, 미납자는 정학 처분을 하였다는 것도 특징이다.
송산신흥야학은 송산리 주변의 문맹을 퇴치하는데 기여하여 일제강점기에 우리 나라 문맹율이 80%일 때, 송산리 주민들에게 모두 글을 깨우치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가르치고자 하는 자의 열성도 중요하고, 학생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 학기에는 한번쯤 일제강점기의 야학을 생각하며, 교사와 학생이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실행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