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스페인 의회,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 승인안 부결

천하한량 2012. 10. 10. 14:30

(서울=연합뉴스) 중앙정부에 세금을 뜯기느니 독립을 하겠다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분리 독립 추진이 스페인 의회에 의해 저지됐다.

스페인 의회는 9일(현지시간) 원내 카탈루냐공화좌파당(ERC)이 발의한 국민투표 승인안을 표결에 부쳐 부결 찬성 42표, 반대 276표로 부결시켰다고 현지 일간지 엘 문도가 보도했다.

발의안은 카탈루냐에서 국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는 배타적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해 달라는 내용이다.

의회 과반을 차지한 집권 중도우파 국민당(PP)은 물론 야당인 사회당(PSOE), 군소 좌파 정당인 연합진보민주당(UPyD) 등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카탈루냐의 아르투르 마스 수반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지방정부의 독자적 조세청 신설을 요구했으나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중앙정부로부터 분리독립을 하기 위한 국민투표 시행을 결정했다.

이후 카탈루냐 의회는 국민투표 시행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4표, 반대 21표, 기권 25표 등으로 승인했다.

카탈루냐 지방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자치주다.

그러나 카탈루냐는 중앙정부의 빚이 늘어나면서 세금이 너무 많다며 재정 독립을 요구했고 지난 8월에는 중앙정부에 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요청하기도 했다.

카탈루냐 이외에도 발렌시아, 무르시아, 안달루시아, 카스티야 라 만차 등의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 중앙정부가 전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는 "추가로 구제금융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부인하고 있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지난 9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스페인은 추가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이는 스페인이 거듭 밝혀온 것으로 우리는 스페인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부동산 대출부실로 어려움에 부닥친 은행권의 자본확충을 위해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스페인이 올해와 내년 재정감축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유럽연합(EU)이 올해 스페인의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6.3%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실제는 GDP의 7%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재정 적자도 GDP 대비 4.5%까지 줄인다는 목표와 달리 5.7%에 달할 것이라고 IMF는 예측했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