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으로 시작되는 노산 이은상의 '그네'를 배운 적이 있다. 노산이 노래하듯 누구나 한산 세모시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여름철 최고의 옷이라고 인정한다.
한산 모시는 화려하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탓에 담백함의 표상이며 청빈낙도 문화의 상징이다. 월남 이상재 선생의 모습처럼 서천 사람은 강직함과 정직함은 한산 모시에서 탄생하였다. 따라서 서천의 문화를 말하라면 한산 세모시를 빼놓을 수 없다.
한산 모시짜기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되어 있고, 2011년 11월 28일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우리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국내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중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가 어렵다.
서천의 문화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은 한산 모시이다. 서천 문화를 키우고 서천을 발전시키려면 한산 모시를 키워야 한다.
모든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사라져버려 기억 속에 묻히고 말 듯이 무형문화도 지속적으로 계승하여 발전시키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최근 들어 한산 모시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고 있다고 보여진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를 성공으로 이끈 사람들은 기회가 주어지면 이를 놓지지 않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끊임없이 실천했기 때문이다.
한산 모시를 홍보하는 일이 필요하다. 기성 세대들은 한산 모시에 대해 알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모시를 거의 모르고 있다.
다행히 서천군에서 2003년부터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여름철 한산 모시 입는 날'은 '한산 모시의 고장' 서천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사례이다.
장기적으로 서천군은 전국 모든 공직자 및 각급 기관단체에서 일상생활에서 모시옷을 즐겨 입을 수 있도록 협약을 맺어 한산 모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대량 구매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23회째 이어지고 있는 한산 모시문화제를 내실있게 운영하는 일은 모시 문화 발달은 물론 경제적 효과를 가시적으로 거둘 수 있는 방안이다.
서천군 보고에 따르면 올해 6월 8일부터 3일간 개최된 한산모시문화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8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관광객 비율도 서천군민 또는 출향인 중심에서 벗어나 외지 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했고 더 고무적인 것은 관광객이 전국에서 골고루 방문하였다는 점이다.
축제 만족도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가장 높았고 특히 가족과 함께 참여하거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한산모시문화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모시제작 과정 체험, 모시음식 체험행사'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
주한 외국대사 초청 행사는 한산 모시를 세계를 알리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가져왔올 것이다.
나아가 해외 유수 섬유 바이어를 초청하여 '한산 모시 데이'를 정해 한산 모시의 우수성을 홍보하면 한산 모시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무리 홍보를 열심히 해도 속이 빈 강정은 오래 갈 수 없다. 한산 모시 선진화 방안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학술, 경제, 홍보, 생산, 유통, 판매 등을 총괄할 수 있는 기구와 조직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한산 모시 연구소를 서천에 개관하는 국립생태원과 협의를 통해 설립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모시의 생태, 모시종균 연구 및 보급, 모시의 경제 규모, 모시옷의 개량 등을 연구하여 생산자, 업체, 관공서 등에게 성과를 보급해야 한다.
전통적인 방식의 모시짜기도 계승하면서 생산을 늘려야 한다. 인근 대학, 연구소, 기업과 협력하여 모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에 적용해야 한다.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당연히 모시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인바 이는 농민과 계약재배를 하며 공급을 하면 될 것이다.
옷감 이외에도 모시를 이용한 다양한 공산품도 생산해야 한다. 차, 막걸리, 의약품, 음식에 대한 연구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에 가면 가게마다 모차르트 초코렛, 커피, 장신구, 기념품 등이 수북하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