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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獨, 스페인에 ‘긴축없는 구제금융’ 제공계획 논의

천하한량 2012. 6. 7. 14:22

유럽연합(EU)과 독일이 스페인에 대해 매우 관대한 조건의 이른바 '소프트 구제금융' 제공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 현지 언론 엘파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은 6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EU와 독일 정부가 혹독한 긴축 및 개혁을 요구하지 않는 방식의 구제금융을 스페인에 제공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구제금융을 거부하고 있는 스페인 정부를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매우 제한적인 수준의 조건부' 구제금융이 제공될 듯하다고 전했다. 앞서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혹독한 자구 노력과 경제구조 개혁을 요구했던 전례에 비춰 매우 파격적인 것이어서 형평성 및 이중잣대 논란이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페인에 제공될 소프트 구제금융은 약 800억 유로 규모가 될 전망이다. 긴축 및 개혁 요구도 이미 스페인 정부가 EU 기준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6 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제기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25%로 마감,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독일 국채 금리와의 차이(스프레드)도 1주일여 만에 처음으로 5%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7일 스페인은 약 20억 유로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 나선다. 구제금융 마지노선인 7% 금리를 기록할 경우 구제금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과 전화 통화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과감하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은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스페인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