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자료실 ▒

한산초등학교 국토순례 나서…

천하한량 2010. 8. 23. 20:16
한산초등학교
한산초, 국토순례 나서…' 우리땅 즈려 밟고' 지역탐방
[2010-08-23 오후 6:02:00]
 
 
 

여름방학은 평소 학교생활에 얽매여 엄두도 못 냈던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일반적인 방법 중 방학캠프에 참여하는 것은 특히 대다수 학부모들이 영어체험 학습, 과학캠프, 극기캠프 등 다양한 단체에서 마련한 캠프를 통해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독려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싶어 한다. 특히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눈과 귀를 열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혀 주는 생각을 하지만 턱없이 비싼 참가비나 부실한 프로그램 내용, 그리고 안전사고 등으로 자녀를 보내지 않으니 만 못한 캠프들도 부지기수인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야심차게 내놓은 한산초등학교(교장 김기오)의 국토순례 방학캠프 '우리땅 즈려밟고'는 참가 학생들이 23일 동안의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체험했으며 낯선 땅과 부모와 떨어져 지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담대하고 자유롭게 이 땅을 밟아가며 모험심과 탐험의 경험을 길렀다. <편집자 주>

 

학생교사학부모 80여명 참가, 체험학습장 열어

자연인문환경 탐사로 우리고장문화 제대로 알아

 

이번행사는 지난 12~14일까지 남학생 27, 여학생 22명 등 총 교사 및 학부모를 포함 총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천지역의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탐사로 우리고장의 문화를 알고 교실 밖에서의 살아있는 학습의 장을 마련했다.지난 12일 한산초 강당에서 갖은 출정식과 함께 출발한 '우리땅 즈려밟고' 순례단은 4km 도보를 통해 한산초 인근지역의 '봉서사'와 최근 복원사업 중인 '문헌서원'의 역사에 대해 탐문했다.

 

잠시 힘들었던 도보행진을 뒤로 하고 차량을 이용, 마산면지역 '봉선 저수지'에서 저수지 역할 및 주변 생태 식물을 관찰했고 문산면지역 '수암리 3층 석탑'을 찾아 석탑의 의미와 구조를 배웠으며 판교면지역 흥림리로 이동, 솟대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겼다.

 

학교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 순례단은 다시 기운을 되찾아 약 4km의 시골길 걷기를 통해 주변 환경과 생태탐구 및 하천에서의 물장구 놀이 등을 즐겼다.

 

이어 차량을 이용, 비인터널 인근지역의 삼지적송, 율리사, 당산나무 등을 관찰했고 약 3km를 걸어 비인면지역 비인 5층 석탑에 도착해 비인 5층 석탑의 역사와 불교에 대해 학습에 열을 올렸다.

 

순례단에 참가한 대다수 아이들은 순례를 통해 첫날 총 11km의 도보행진을 했으며 지친다리를 짬짬이 휴식시간에 매만지는 등 어려운 여정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또한 참가한 학부모 및 교사들이 어린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은 이번순례의 공동생활, 모험심, 탐험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했다.

하루해가 넘어갈 무렵 서천지역의 최고 명소인 춘장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해변에서 모래성을 만드는 등 바나나보트 타기를 통해 스릴감을 즐기는 아이 등 하루 동안 어려웠던 도보행진의 고통을 잊은 듯 마냥 즐거운 모습으로 물속에서 한동안 해수욕의 시간을 가졌다. 해가 저물면서 춘장대 인근 중앙교회에서 준비한 저녁 만찬을 즐길 시간에 맞춰 시원한 소나기가 힘차게 내려 오늘하루 어린아이들의 고된 시간을 달래줬다. 또한 중앙교회가 마련한 공간에서 휴식으로 고단함을 달래고 내일 여정을 위해 잠이 들 순간,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순례단은 탐방 내내 무덥던 날씨가 돌연 표정을 바꿔 조금이나마 내일 탐방 길에 선선한 바람으로 등을 밀어줘 발걸음과 몸을 사뭇 가볍게 만들길 바랬다.

 

순례단은 이튿날, 첫 날의 고단함은 어디에 묻어두었는지 이른 아침 6시부터 다시 순례는 시작했다. 물집 잡힌 발과 부어 오른 발에 붕대를 칭칭 동여맨 순례단은 최초 성경전래지 인 '마량항'을 향했다.

 

이어 동백정에 위치한 서부발전소 인근 신재생파크를 견학을 통해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녹색성장과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서천해양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해양생물을 관찰했다.

 

비인면 선도리에 도착, 선도리가 자랑하는 칼국수로 즐거운 식사를 마친 후 약 4km의 도보행진을 통해 '다사리항'을 향해 힘차게 걸었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도로에서 아이들은 어려운 여정 속의 힘겨운 순례에 마냥 즐거움을 잃지 않았으며 어린아이들 역시 투정 없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힘차게 걸었다.

 

새파랗게 하늘과 맞닿아 한없이 앞으로 펼쳐진 바다와 나란히 함께 가는 순례단을 보고 마을 사람들은 격려해줬으며 이를 아는 듯 바다는 순례단을 쫓듯, 가는 발걸음을 따라 끊이지 않고 출렁였다.

 

또한 서천지역에서 자랑하는 갯벌이 눈앞에 펼쳐진 장관의 모습을 본 아이들은 갯벌에서 움직이는 조그만 게와 맛살, 조개 등을 보며 한껏 신나했다.

 

이어 차량으로 이동, 장항읍 지역 공업단지 견학과 금강하구언에 위치한 '김인전 선생'동 상과 '한영학교' 등을 통해 선생의 업적과 학업의 중요성을 배웠으며 참가한 아이들은 무릎을 가지런히 세우고 앉거나 엎드리는 등 자유롭고 편하게 자리를 잡고 점점 탐문 속으로 빠져들었다.

 

화양면지역에 위치한 '달고개체험마을'에 들러 지역특산품인 모시의 다양한 상품과 우리생활과 어울릴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느끼며 최종 숙영지로 발길을 옮겼다. 최종숙영지로 발길을 옮기는 순간 다시 한 번 세찬 비가 줄기차게 내렸지만 한껏 도보행진에 숙달된 아이들을 막지 못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우의를 착용, 최종숙영지인 '동자북 마을'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최종숙영지에서 순례단을 애타게 기다리는 학부모들은 우의를 착용하고 목적지에 도착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눈시울을 붉힌 가하면 자랑스런 아들을 안고 즐거워하기도 했으며 한쪽 다리를 절며 걸어오는 딸을 한껏 안아줘 그동안의 어려운 여정을 함께 기쁨을 나눴다.

 

순례를 마친 자랑스런 아들, 딸들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맘껏 요리 솜씨를 뽐내, 그동안 험난한 여정을 격은 아이들에게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으로 마음을 달래 줬으며 지역 주민들이 준비한 '어울 한마당'잔치를 펼쳤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식사 후 순례단은 그동안 수많은 어려웠던 여정을 마음에 간직한 채 집으로 향했다. 권교용 기자

 

국토순례, "아이보다 어른들이 배웠어요" =김기오 교장

 

이번행사의 기획자 김기오 교장. 그는 행사기간 아이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행사가 마치는 시간까지 같이 했다.

 

특히 이번행사는 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지만 모든 공을 학부모들에게 돌린 김 교장은 ?한산초 학부모들은 스스로 교육을 위해 봉사 활동에 나서고 교육에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현장 뒷바라지에 힘쓴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평생학습을 참여, 7개 학습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특히 이번행사를 준비한 교사들과 3개월 전부터 순례코스를 직접 경험하는 등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 및 후원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밖에 축구교실, 음악교실, 만들기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있는 한산초는 타 시군에서 신입입학과 전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재원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정성은 기본,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에 살면서 다양한 역사와 문화, 경제 등이 숨어 있는 많은 관광재원이 산재한 줄 몰랐다는 김 교장은 "이번순례를 통해 아이들이 배운 것이 아니라 어른 모두가 더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순례행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아이들 및 학부모, 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도 모두가 탐방지역을 돌면서 새로운 사실과 지역의 다양한 면모를 느끼게 해준 행사의 의미를 하나 둘씩 깨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땅 즈려밟고'가 끝나고… = 이경주 운영위원장

 

먼저 이번행사를 담당한 강민수 선생, 모든 일정을 소화해준 아이들, 김기호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과 특히 맨 앞에서 행렬을 이끌던 교감선생의 수고에 감사하다. 23일간 일정의 지역탐방은 우리 모두가 비록 서천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걸어서 꼼꼼히 돌아보는 체험은 처음이라 나도 마음이 설랬다. 첫째날, 한산면을 출발. 기산, 마산, 시초, 문산, 판교, 종천, 비인면 등을 경유 춘장대해수욕장까지 도착하는 첫날 일정이 시작됐다.

 

지역탐방을 위해 걸어가는 동안에 힘들어 투덜거리는 아이들도 간혹 있지만 하루 힘든 일정을 마치는 춘장대해수욕장에 도착, 바나나 보트로 더위와 피로를 날리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너무나 예쁘기만 했다.

둘째날, 서면지역 해양박물관,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 동백정 등을 관람하고 선도리의 맛있는 바지락칼국수를 먹고 잠시 휴식 후 다시 해안가를 따라서 선도리, 장포리, 다사리 바닷가를 걸었다.

 

이번 순례에 참가한 모든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같이 했고 몇몇 아이들은 "저기까지만 걸어가자"하는 말과 동시에 빨리 가서 쉬겠다고 뛰어갔다.

남은 일정을 뒤로 하고 먼저 숙소로 와 돌아오는 아이들을 위해 저녁 준비하는 자모님들과 함께 고기 구울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숙소로 들어온다는 소식에 마중 가보니 우의를 입고 오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렇게 돌아온 우리의 아이들과 같이 고기도 구워먹고 같이 오락시간도 갖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이튿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셋째날, 학교에서의 아침식사와 해단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번 지역탐방이 어느 행사 때보다도 더 훌륭했던 것은 모든 학부모님들이 아이들과 같이 걷는 등의 참여와 순례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찬을 손수 준비했고 돌아오는 아이들을 위해 풍선으로 장식하는 등 우리 아이들과 혼연일체가 됐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고하여주신 정은경 보건선생과 협조해준 타 지역 학교 보건선생들께도 감사하고 끝으로 우리 아이들, 정말 자랑스럽다! 정말 고맙다! (행사 참여 소감문)

권교용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