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자료실 ▒

소곡주 향 동자 북소리에 ‘취했다’

천하한량 2009. 7. 30. 23:21

소곡주 향 동자 북소리에 ‘취했다’
동자북 문화역사마을 김명중 이장
2009년 07월 27일 (월) 14:48:06 이미선 기자 jjangst18@newssc.co.kr

   
▲ 동자북문화역사마을

   
▲ 동자북역사마을 김명중 이장
둥 둥 둥 둥 둥 둥…

비가 내리는 한적한 시골마을은 19명의 동자들이 두드리는 북소리로 이방인들의 혼을 쏙 빼놓을 지경이다.

온통 초록이 넘실거리는 산등어리를 휘감고 그 옛날 나당연합군을 물리치고 백제의 왕자를 구한 동자들의 형상이 남아있단다.

“에~이 거짓말”

머리는 못미더워하면서도 괜스레 눈을 흘깃거리는 건 마을에서 풍겨지는 소곡주 향내에 취함이었을까?

“저기 보이는 산이 축봉산이여~. 옛날에는 취봉산이라고 혔고”

“비가 내리면 진짜 동자가 북을 치는 소리가 이 마을에 들려요?”

“그거야 모르지, 허허”

‘큰뜸, 구석뜸, 동그레, 도렬, 건너뜸, 넓박골, 웃뜸’

언제 들어도 정겨운 한산면 동산리 동자북 마을의 자연 명칭이다.

낮은 산줄기 사이로 좀체 마을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낯선 건물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이제 마을의 또 다른 동자북 설화를 써내려갈 채비에 한창이다.

서천문화원(원장 유성열)에서 4년간 공들여온 야심찬 프로젝트 ‘동자북 문화·역사마을’이 올 10월 길고 깊었을 베일을 벗는다.

동자북은 서천군내 여타 체험마을과의 차별화를 선언, 마을 전체를 주무대로 그들의 삶과 생활이 ‘생활사전시실’에 고스란히 기록되며, 소곡주의 온전한 맛과 향기는 ‘시음판매장’에 담겨 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방문자센터’는 물론 ‘소곡주체험장’, ‘소곡주숙성실’, ‘공동식당’, ‘야외무대’, ‘밀밭체험’, ‘마을생활체험민박’ 등 가장 전통적이며 동자북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건축물과 외부인테리어의 짜임새 있는 공간구성이 돋보인다.

아! 정말 중요한 한 가지.

‘동자북표 소곡주’

이제 이곳 동자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곡주가 태동을 끝내고 만삭이 된 몸으로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이곳에도 적지 않은 ‘비바람’과 ‘태풍’이 수차례 57가구 마을 주민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다고 말하는 김명중(64·동산리) 이장.

“사람들이 다 반신반의혔지. 이 촌구석에 소득창출이라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겄어?”

그간 가양주로만 빚어와 아는 사람만 그 맛을 안다는 소곡주는 이제 동자북 주민 모두를 구성원으로 하는 소곡주 영농조합으로 탄생되기에 이르렀고, ‘농민주’ 취득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모시두레와 도농교류, 친환경작목반, 마을시설관리 등을 중심으로 마을 내 의사결정체계를 확립함으로써 멋스런 건축물에 걸맞은 내부 살림도 구색을 갖춰나가고 있다.

“소곡주를 팔려면 판로가 문제잖여~, 그리고 이렇게 큰 건물을 돌리려면 전기세니 수도세니 운영비가 좀 들겄어?”

한산면민체육대회 3연패를 거뜬히 거머쥘 만큼 단결력하나는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는 동산리는 그 기세를 몰아 마을 내 고부가 소득창출원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동자북표 소곡주시대의 도래를 손꼽아 기다리는 듯해 보인다.

“소곡주 맛은 누룩조절이지”

소곡주 맛은 누룩의 비율과 숙성온도, 재료의 배합에 좌우된다며 이와 어울리는 안주개발은 물론, 모시와 소곡주, 동자북만의 색을 띨 수 있는 음식개발도 병행해야 할 숙제라고.

김 이장은 완공을 눈앞에 둔 요즘 주민 간 화합을 다지기 위해 생일잔치를 연다고 귀띔한다. 당장의 외형적 변화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동자북마을의 변화에 주목할 생각이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동자북 문화·역사마을 올 10월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