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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고장 명성에 어울리는 ‘모시한식 백반’상차림

천하한량 2009. 5. 29. 00:27

모시고장 명성에 어울리는 ‘모시한식 백반’상차림
모시간장·모시된장 내놓은 박순열씨
2009년 05월 25일 (월) 23:51:49 이미선 기자 jjangst18@newssc.co.kr

   
   
   
한산에 나고 자라 40여 년 동안 모시와 함께 꿈을 키워나가는 이가 있다.

한산면 지현리 박순열(56)씨가 그 주인공.

처음에는 그저 모시를 삼고 째는 게 좋아 모시대회에 출전, 대회 주최 이래 6년 동안 우승을 거머쥔 꿈 많은 소녀였다.

결혼 이후에 더 커지는 모시사랑 덕에 모시와 관련된 음식을 연구하기에 이르렀고, 그래서 탄생된 것이 그녀의 22년 노하우가 고스란히 배어든 모시된장과 모시간장, 모시누룩이다.

지난해 특허출원에 이른 이 음식들은 그녀 인생최대의 희망이자 생활이었다며 많이 배우지 못했던 한이 음식 속에 이곳저곳 스며 그녀 특유의 손맛을 뽐내고 있다.

“모시는 그냥... 생활이죠. 일상이며, 죽을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해내야만 하는...”

애잔한 추억에 젖어 꿈꾸듯 모시에 대한 사연을 풀어내는 그녀의 눈은 어지간히 촉촉했다. 인고에 세월속에 젖어 이제 단내가 날만도 해보였다.

그런 그녀가 요즘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는 게 있다는데,

다름 아닌 초록의 신선함이 거북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모시밥’에 겨울철 군고구마와 함께 먹던 얼얼한 동치미의 시원함 ‘모시물김치’, 달걀옷을 살짝 입혀 뜨거운 기름에 녹아든 쌉싸래한 ‘모시튀김’, 입맛 돋우는 ‘모시무침’까지.

그녀의 도전에는 한계도 정답도 없다.

단지 모시를 업으로 여겨 늘 가까이 두는 소박한 진실이 그 답일까?

사실 그녀는 지난해 특허출원에 맞춰 고향인 한산에 작은 밥집을 냈다.

돈 욕심이라기보다 30여 년간 담가놓고 이웃집에 선물했던 모시된장과 간장, 고추장이 10여톤이 넘었다.

“된장은 최소한 3년은 묵혔다가 먹어야 진정한 맛을 낼 수 있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이 된장처럼 뜨거운 태양과 바람, 가끔은 살 때 묻은 손맛이 들어가야 진정한 사람 맛이 나죠”

“내가 만든 걸 누군가 맛있게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장사가 안돼도 이렇게 저절로 웃음이 나네요. 그게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요?”

시간이 나면 항아리를 들춰 모시의 깊은 맛과 함께 서천을 알리는 매개체로 전하고 싶다는 박씨는 빛바랜 물건들이 주는 여유에 대해 그렇게 한참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