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자료 ▒

속성 무술단증, 태권도, 합기도 40만원입니다

천하한량 2008. 11. 12. 16:00

속성 무술단증, 태권도, 합기도 40만원입니다

 

 군, 경찰, 경호원 지망하시는 분들 속성으로 무술단증 및 자격증 취득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인터넷 카페 등에 버젓이 돌아다니는 광고글이다. 정말인지 궁금해서 메일을 보내봤다. “태권도 1품인데, 2단은 가능한가요. 합기도는 몇 단까지 가능한가요”라고 말이다.

 

 답변은 구체적이었다. ‘안녕하세요. 합기도는 1단부터 4단까지 가능합니다. 1단은 23만원, 2단은 40만원, 3단은 60만원, 4단은 75만원입니다. 심사는 직접 안 보셔도 됩니다. 서류심사만으로도 가능합니다. 발급기간은 약 한 달 정도입니다. 태권도는 1단이면 바로 2단 가능합니다. 단 국기원에 가서 심사를 봐야 합니다. 2단 심사비는 40만원입니다. 수련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무술 단체들이 부인하고 있는 속성단증 취득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어지는 메일 답변은 다소 충격적이었다.‘혹 비용이 부담이 되신다면 저렴한 (무술)협회도 있습니다. 위에 말씀 드린 곳들은 경찰공무원가산점인정협회로 공인단증이 나오는 곳이고요, 가산점이 인정되지 않는 합기도, 태권도협회는 훨씬 저렴합니다’라고 무술단증에 대해 가격흥정까지 하고 있었다.

 

 이러한 속성단증은 대부분 직업군인, 경찰, 경호원 등으로 취업 혹은 진학을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 이들의 급한 마음을 일부 몰지각한 지도자나 협회 관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 돈으로 단증을 취득했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증을 취득한 사람은 경력위조가, 단증을 발급한 사람은 사문서 위조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단자 심사 현장

 

 법무법인 KCL 황규경 변호사는 “속성단증 취득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취업원서에 무술단증을 경력사항으로 기재했는데, 이것이 허위로 밝혀지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 이는 기업에 취업원서에 학점을 고쳐서 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협회 대표자 동의 없이 속성단증을 발급한 지도자에게는 사문서 위조죄가 적용된다. 이외에도 학부모가 단증을 보고 아이를 도장에 보냈는데, 그 단증이 만약 속성단증이면 사기죄가 적용될 수 도 있다”고 속성단증에 대한 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속성단증에 대한 직접적인 판례는 없다.

 

 속성단증은 발급은 합기도, 검도 등 사단법인 단체가 난립하는 종목일수록 심하다. 합기도의 경우 50여개가 넘는 사단법인 단체들이 존재한다. 대부분 2000년 이후 생긴 것이다. 이들은 단체 설립 시 나름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증발급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서이다. 이를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보니 승단을 위해 정해진 수련기간, 수수료 등도 제 각각이다. 잘 지켜지지도 않는다. 심사기준도 모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속성단증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의 경우 국기원이 단증 발급업무와 심사를 주관하고 있다. 한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역시 허점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초등학교 때 1품을 취득했다고 하자. 이후 성인이 돼서 경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2단을 취득을 원한다면 바로 가능하다. 1품 이후 단 한 번도 도복을 입지 않았다고 해도 말이다. 태권도 승단 응시 조건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기원은 엄격한 심사로 진짜로 수련을 했는지 진위를 가린다고 한다. 하지만 품새 1~2개, 겨루기 30초로 얼마만큼의 심사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이정도 심사라면 쪽집게식 과외로 심사가 가능하다. 여기에 태권도 유사단체들의 단증발급은 태권도에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단증장사'는 대한민국 무술계의 감추고 싶은 치부(恥部)로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썩다 못해 곪아 터지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사법당국이 개입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무술단체들이 시급히 자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 http://www.mookas.com/media_view.asp?news_no=8596

기사제공= 무카스뉴스/ 신준철 기자 sjc@mook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