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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弗 시간문제" 3차 오일쇼크 오나

천하한량 2008. 6. 9. 18:02
"150弗 시간문제" 3차 오일쇼크 오나
고유가에 경기침체까지…`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전 세계에 3차 '오일 쇼크'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고 소비 침체와 성장 둔화가 크게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와 신용 위기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급등은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주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 "연내 200달러 돌파" 시각도 =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140달러 목전까지 치솟았다.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전개되면서 가격제한폭에 걸리는 바람에 처음으로 거래정지까지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급상 불안 요인이 여전한 데다 주변 여건도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실업률 증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달러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면서 원유를 통한 헤지 수요까지 자극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은 공급 차질에 대한 염려를 크게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현재 상황을 '석유위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한 달 내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레 슬로러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국가에서 늘어나는 석유 소비가 중동산 석유를 전례 없이 많이 수입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슈퍼 스파이크(super spikeㆍ원자재 가격의 장기 급등 사이클)'를 주장하면서 국제유가가 2010년까지 배럴당 200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억만장자인 헤지펀드 매니저 T 분 피컨스 역시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올해 안에 2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요 감소세로 인한 유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꽤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아직도 수급을 감안한 적정 유가는 배럴당 80~100달러라고 주장한다. 급등락을 보인다는 것이 반대로 해석하면 유가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티퓨처스 퍼스펙티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팀 에번스는 "시장이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 눈을 돌리면 유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블룸버그뉴스도 다음주에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유가의 신기록 행진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수요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투기세력들이 움직이고 있어 유가 급등세가 쉽게 수그러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소비 부진에 주4일제 근무제 확산 =

우선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휘발유 가격은 소비 부진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 전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평균 4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평균 가격이 갤런당 4.398달러까지 치솟았다.

많은 사람이 차량 운행을 크게 줄이면서 LA 등 대도시 길거리에는 차가 없을 정도다. LA 인근 고속도로는 주말에도 막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다.

LA에 거주하는 테드 로웬스 씨는 "차량 운행을 되도록이면 줄이려고 한다"면서 "출퇴근에는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은 눈물겨울 정도다.

미국 전역에 주4일제 근무나 수업도 확대되고 있다.

앨라배마주 버밍햄시는 다음달 1일부터 시청 직원 2400명을 대상으로 주4일제 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시 당국은 하루 10시간씩 주4일 근무제 도입으로 연간 연료 비용을 50만~100만달러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메이너드시에 위치한 매크레이 교육청은 이번 여름 학기부터 주4일제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교통비 지출을 줄여 예산의 1%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김경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