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과학자들이 등뼈동물로서는 최고(最古)인 3억8천만년 전의 물고기 화석을 발견했으며 이 물고기의 몸 속에는 태아와 탯줄이 연결된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더욱 놀라움을 주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 박물관 연구진이 호주 북서부 고고 지역에서 발견한 길이 25㎝의 이 물고기는 이처럼 오래 전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상어나 가오리처럼 발달된 번식 방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탯줄이 달린 고대 동물의 태아가 발견된 것이 처음일 뿐 아니라 이는 동물계를 통틀어 새끼를 낳는 어미를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로 태생 생식의 역사를 2억년이나 끌어올려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다의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이 판피류(板皮類: 최초로 턱에 뼈가 생겨난 어류로 머리가 골질화함) 는 4억2천만년 전부터 3억5천만년 전까지 약 7천만년동안 지구상의 호수와 바다를 지배했으며 대부분은 크기가 매우 작았지만 일부는 6m가 넘기도 했다.
물고기가 육상동물로 진화했던 고생대 중엽 데본기 말에 출현한 판피류는 물고기로서는 처음으로 턱에 뼈가 생겨났으며 머리가 골질화했고 몸은 두꺼운 껍데기로 덮여 있다.
연구진은 진화 역사상 이처럼 초기에도 이토록 정교한 번식 시스템이 존재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는 등뼈동물의 진화에 대한 기존 관념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난생(卵生) 생식과 태생(胎生) 생식이 순차적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며 자궁 속에 태아와 탯줄이 있다는 것은 체내 수정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라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전자현미경과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탯줄 내부의 주요 혈관까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물고기가 갑작스러운 물속 산소 고갈로 죽은 뒤 바다 밑바닥에서 고운 진흙층에 덮여 화석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데본기에 형성됐던 길이 1천400㎞의 산호초 흔적인 고고 지역을 처음 발견한 영국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의 이름을 따 이 물고기를 'Materpiscis attemboroughi' 로 명명했다. (시드니.파리 로이터.AFP=연합뉴스, 사진=AP·호주 빅토리아 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