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자료실 ▒

"美에 유령마을 나올 지경"…팔리지 않은 주택 20만채

천하한량 2008. 3. 5. 01:47

"美에 유령마을 나올 지경"…팔리지 않은 주택 20만채

미국 내 신규 주택 판매 부진으로 집만 있고 사람은 살지 않는 '유령 마을'까지 생겨날 지경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새로 지어졌지만 팔리지 않은 단독주택은 20만채에 육박한다.

이는 1973년 상무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다.

추가로 건설 중인 주택만도 21만6000채에 달한다.

주택 판매 부진으로 일부만 개발된 채 진척이 안 되는 주택단지들도 수두룩하다.

주택 판매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학교나 공원 등 기반시설 건설도 지연되고 있다.

니컬러스 레치나스 하버드대학 주택연구센터 이사는 "신규 주택단지 개발이 중단되는 것은 미국 주택시장 불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근 지역 집값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캐런 위버 도이치은행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집값이 작년 3분기 대비 최대 26%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빈 집들이 쌓여가자 주택개발업체들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주택 세일'에 나서고 있다.

미국 2위 주택개발업체인 D.R.호튼은 지난달 경매 방식으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23개 개발단지의 주택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네바다주 개발업체인 퍼시픽 웨스트는 다른 구매자가 더 싼 가격에 비슷한 조건의 집을 사면 차액만큼 보상해준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일부 개발업체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부동산 중개업체들에 중개수수료를 올려주고 있다.

주택 판매 부진에 따라 신규 건축허가액도 감소세다. 캘리포니아주 엘도라도 힐스 카운티의 경우 주택 경기가 붐을 이뤘던 2004회계연도에 570만달러에 달했던 건축 허가액이 올 회계연도엔 350만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리노이주 요크빌도 지난해 거주용 건축허가액이 전년 대비 47%나 감소했다. 케빈 린드만 SNL파이낸셜 부동산그룹 이사는 "일단 사업을 축소하고 주택 경기가 나아질 때를 대비하자는 게 주택업체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