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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國歌엔 앞으로도 죽∼ 가사가 없다

천하한량 2008. 1. 17. 18:34

스페인 國歌엔 앞으로도 죽∼ 가사가 없다

230여년만에 스페인 국가(國歌)에 가사를 붙이려던 스페인 체육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스페인올림픽위원회는 16일 국가인 ‘마르차 레알’(왕실행진곡)에 붙이기 위해 7000점의 출품작 가운데 후보작을 확정,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당초 이 위원회는 “국가에 가사가 있어야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가사채택을 정부에 제안,공모를 실시한 끝에 파울리오 쿠베로 씨가 제출한 노랫말을 후보작으로 선정했었다.

알레한도 블랑코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에 붙일 가사가 공개된 뒤 많은 논란이 야기되고 있고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면서 “일단 이번 계획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블랑코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가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류도 있어 이런 현실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애초 국가에 가사를 채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21일 스포츠 행사에서 노랫말이 붙은 마르차 레알을 부르려던 야심 찬 계획은 취소됐다.

또한 각종 스포츠 경기 개막식 등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따라 부를 가사가 없어 먼 곳을 응시하거나 하늘만 멀뚱멀뚱 봐야 했던 스페인 선수들은 당분간 더 그런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됐다.

쿠베로씨의 노랫말은 “스페인이여 영원하라.우리 함께 노래 부르자.명확한 목소리로.한 마음으로”라고 시작해 “정의와 위대함,민주주의와 평화”라는 말로 끝난다.

이런 가사 내용이 공개된 뒤 스페인 내에서는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비판과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정권의 국가주의를 연상케 한다는 반발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1761년께 작곡된 ‘마르차 레알’은 1770년부터 카를로스 3세 당시 국왕의 명령으로 왕실행사곡으로 연주돼 왔으며 20세기 들어 가사를 붙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스페인의 민족적 다양성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