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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책보) ....

천하한량 2007. 12. 6. 19:51
옛이야기 (책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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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우리가 국민하교를 입한 때가 45 년전 쯤 되었지? 

        참으로 세월이 빨라~ 
        어느 날 면사무소에 근무하시던 아버지가 가방을 사오셨어.
        가죽으로 된 좋은 가방이었지.
        시골에서 아무나 멜 수 없는 어깨 끈 있는 가방이었는데...
        나는 그 가방이 너무나 싫었어.
        나만 튀는 것이 너무 창피한거야.
        다른 애들은 모두가 책보에 책을 싸서 메고 다니는데
        왜 나만 가방을 메고 다니느냐고 심술을 부렸지.  
        나는 매 일 가방을 메고 학교를 갈 때마다
        입을 쑥 튀어 내보내곤 말했어. 
        “나도 책보 메고 싶단 말이야~~”
        식구들은 가방이 얼마나 좋은 것인데 그러냐고
        다들 한마디씩 하였지만 그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어.
        그 당시 우리들의 학교생활은
        책보를 펴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책보를 싸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곤 했지.

        "책보 싸!" 

         수업 끝이라는 뜻이지~

        얼마나 좋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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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 후 종례시간이 되면 저마다 책보를 펴고
        책을 싸서 둘러메느냐고 난리였던 기억이 나.
        그 때 나는 옆에서 무척 부러운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곤 했어.
        특히 쌍지리 아이들은 책보도 세련되게 잘 쌌지,
        손이 안보일정도로 빨리 풀고, 빨리 싸고
        그리고 척 어깨에 둘러메곤 했어.
        대게 남학생들은 어깨 쪽에서 허리로 메었고,
        여학생들은 허리에 찬 것으로 알고 있어.
        그리고는 삼삼오로 걷기도하고 달리기도하며
        각자 마을로 흩어졌어. 먼 곳 아이들은 신발 벗고 뛰기도 하고...
        내 눈에는 그렇게 책보를 둘러메고 달리는 아이들의 뒷모습들이  
        군인들처럼 씩씩하고 멋있어 보인거야.
        그런데 나는 멋이 없었어.
        늘 가방 뚜껑 열고 책을 쑥 집어넣기만 하면 다야. 
        단추만 끼우면 모든 것이 싱겁게 끝나~ 
       “ 체! 재미가 하나도 없고~”
        “나는 언제나 한번쯤 책보에 책을 싸가지고 다닐까?”
        그것이 소원이었어.
        결국 엄마를 졸라 책보 하나를 얻었지.
        그리고 나도 마침내 책보를 메어보게 되었어. 
        둘둘 말아 쌓기 시작했지...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싸는 책보는 잘 안 싸졌어. 
        책보가 너무 뚱뚱했어.
        거기다가 도시락까지 넣으려하니 이리 뿔룩 저리 뿔룩하는 거야.
        폼이 하나도 안나~
        쌍지리 아이들은 책보가 얇고 아주 세련되었는데...
        도대체 그 애들은 어떻게 싸는 거지 궁금했어.
        결국은 한번 메고는 포기하고 말았지. 
        그 다음에 그 가방이 떨어진 후에는
        어떻게 다녔는지 생각이 안나.        
        책보를 메고 다닌 것 같지도 않고,
        그런 가방을 계속 메고 다닌 것 같지도 않고~
        다만 기억나는 것은 책보 메는 아이들이 멋있고 부러웠다는거야~
        나는 쪽 팔렸고~~

          (몇 편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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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