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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어포스 원 승무원 `구인난`

천하한량 2007. 11. 30. 19:14
미국 에어포스 원 승무원 `구인난` [중앙일보]
특수훈련에 요리 교육 … 24시간 대기 … 변덕스러운 승객
WSJ서 삶과 애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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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하사 존 잭슨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비롯한 요인(要人.DV.distinguished visitor) 전용기의 승무원이다. 그에겐 이런 경험이 있다.

전용기에 탄 한 요인에게 식사를 대접했을 때의 일이다. 이 요인은 식사 메뉴로 쇠고기 스테이크나 닭고기 요리가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미리 보고를 받고 그렇게 준비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식사를 앞두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갑자기 연어가 먹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용기엔 연어가 없었다. 잭슨은 마침 비행기 연료 보급을 위해 잠시 내려야 할 곳인 아일랜드에 무전을 쳤다. 연어를 구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전용기가 착륙하자 부랴부랴 연어 50인분을 사서 직접 요리를 한 다음 요인과 그 수행원들에게 바쳤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 에어포스 원 등 요인 전용기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의 삶과 애환을 소개했다. 이들은 상업용 항공기의 승무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고 한다. 전용기 승무원의 경우 초임자 연봉이 4만 달러(약 3700만원)라고 한다. 이 정도면 상업용 항공기의 선임 승무원이 받는 연봉과 같다고 WSJ는 보도했다. 게다가 전용기 승무원은 비행할 때마다 일당과 위험수당을 따로 받게 되므로 벌이는 제법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일과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다. 그들은 거의 24시간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한다. 요인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요인을 위한 식단을 직접 짜고, 손수 시장을 보고 요리를 해야 한다. 요인의 안전을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 대한 신원조회는 비밀 정보요원에 버금갈 정도로 까다롭다고 한다.

전용기가 연료를 보급받기 위해 잠시 멈출 때도 이들 승무원은 쉬지 못한다고 한다. 기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줍고, 진공청소를 하며, 접시를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비상사태 대처법,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법 등에 대한 훈련과 요리 교육도 받아야 하므로 몸이 고달프다고 한다.

그들은 때때로 요인을 따라 외국의 멋지고 낭만적인 곳을 가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위험한 이라크에 가면 텐트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전용기 승무원으로 10년째 일하고 있는 앨리슨 밀러 중사는 이런 생활을 소개하면서 "내 친구들은 '아무리 많은 보너스를 받더라도 그런 짓은 안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공군기지 등에는 에어포스 원 2대와 부통령.국무장관.국방장관.하원의장 등이 이용하는 요인 전용기 16대가 있다. 미 공군은 이들 전용기의 승무원을 계속 충원하고 있으나 까다롭고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