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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8% 돌파..서민 가계 시름

천하한량 2007. 11. 18. 21:41
주택담보대출 금리 8% 돌파..서민 가계 시름
은행권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를 돌파하며 서민 대출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금 이탈을 만회하기 위한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증가세가 여전한 데다 시장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택대출 금리 상승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대출 금리 상승세가 3년 이상 지속되면서 고유가와 함께 서민가계의 소비를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주택대출 금리 8% 넘어 =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87~8.02%로 지난주초에 비해 0.03%포인트 상승했다.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최고 금리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8%대로 진입했다.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구입용과 생활자금 마련용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주택구입용 대출의 금리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료율 인상분을 반영해 0.30%포인트 높게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주초보다 각 0.03%포인트 오른 6.28~7.78%와 6.38~7.78%로 최고 금리가 8%에 근접했으며 국민은행도 6.04~7.64%로 0.03%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은 6.69~7.39%로 0.04%포인트 상승했으며 SC제일은행은 6.16~7.66%로 0.01%포인트 올랐다.

최근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 금리가 은행들의 CD 발행 확대로 오름세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지난 16일 연 5.39%를 기록하며 2001년 7월11일 5.41% 이후 6년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권의 CD 순발행 규모는 올들어 10월까지 25조2천억원에 달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8일까지 2조6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3년간 최고 2.32%P 급등..서민 부담 눈덩이 = 주택대출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서민 대출자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최고금리는 3년전인 2004년 11월19일 5.46%였지만 이번주 초에는 7.78%로 높아져 무려 2.32%포인트나 급등했다.

신용도가 높지 않은 서민이 3년전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앞으로연간 이자 부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무려 232만원이나 늘어나게 된다.

3년간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내년부터 대출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하는 대출자들의 경우 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 부담 증가는 가계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민간주택대출(279조2천억원) 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부담은 연 2조6천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최고금리는 작년 11월19일에 비해 1.04%포인트 높아졌으며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외환은행도 각각 1.18%포인트와 1.08%포인트, 1.32%포인트 높아지는 등 대부분 시중은행의 금리가 1% 이상 올랐다.

하나은행은 연간 최고금리 상승폭이 0.67%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최저금리는 1.07%포인트 올랐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자율 상승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는 고유가와 함께 가계 소비 여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년 한국 경제는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수출 증가세 둔화 등 영향으로 올해보다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승세 지속 전망..고정금리 전환 필요 = 전문가들은 주택대출 금리가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이 예금 대신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 등으로 이탈하면서 은행들이 CD나 은행채 등을 통해 대출 재원을 조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 바젤2 시행 등으로 영업환경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올 연말까지 앞다퉈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은행채에 대한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의무화가 시행되면 은행들이 CD 발행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으며 근저당권 설정비를 은행이 전적으로 부담할 경우 3년만기 대출 기준 연 0.20%포인트의 가산금리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금 이탈 문제가 해소되기 전에는 은행들의 CD 발행은 내년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물가 급등으로 시장 금리 오름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CD금리와 주택대출금리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고정금리로의 전환과 금리상한 대출 개발 등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3년간 CD 금리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90%를 웃돌고 있는 데는 금리 위험에 무감각한 대출자는 물론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던 은행의 책임도 있다"며 "고정금리 대출의 증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