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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씨는 800원을 내고 휴대폰 벨소리로 올 하반기 최고의 히트곡인 원더걸스의 ‘텔미’를 내려 받았다. ‘텔미’를 선택한 순간 작곡, 작사, 편곡을 맡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에게는 사용료의 5%인 40원 가량이 저작권료로 돌아간다. 김씨처럼 벨소리 다운로드를 받는 사용자가 10만 명만 되어도 박진영에게는 4000만원의 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최근 음반 판매가 현격히 줄어들고 대신 MP3, 컬러링 등 온라인 음원 판매가 대세를 이루며 가수와 제작자들은 점점 형편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요계의 변화 속에서 작사, 작곡, 편곡가들은 오히려 주머니가 든든해졌다.
- ▲ MP3, 컬러링등 온라인 음원 판매가 대세를 이루면서 박진영, 조영수, 박근태등 작사, 작곡, 편곡가들의 주머니가 든든해지고 있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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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몇 개면 자손까지 먹고산다
영리를 목적으로 노래를 사용할 때 그 곡을 만든 작사, 작곡, 편곡자에게 지급되는 사용료를 ‘음악저작권 사용료’라고 한다.
작사, 작곡가들의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기관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는 2007년 현재 7000여 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해 음악저작권 사용료로 징수되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의 경우 약 67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작권자 세계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존재해 7000여 명의 등록회원 중 히트곡이 많은 10% 정도가 전체 음악저작권 사용료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사, 작곡가라면 연간 1억원 이상을 음악저작권 사용료로 챙기게 된다.
더욱이 저작권이 작곡가 사후 50년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저작권자들 사이에서는 “히트곡 몇 개만 있으면 평생 먹고 사는 것은 물론 아이들까지 굶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 조영수
듣고 부르는 대로 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콘서트장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주민 서비스 차원에서 공공기관에서 틀어놓은 음악, 이 모두가 사실 음악저작권 사용료와 연관이 있다.
음악저작권협회의 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르면 사용료는 총 4가지로 나뉜다. 첫째가 공연사용료로 나이트클럽, 룸살롱 등의 유흥주점을 비롯해 스키장 같은 유원시설, 항공기 내 음악서비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방송사용료는 유·무선 방송에서 사용한 음악에 대해 징수되고, 전송사용료라는 명목으로 온라인 음악사이트의 스트리밍 서비스, 미니홈피 배경 음악에 사용된 노래에 대해 저작권을 적용한다. 끝으로 음반, 뮤직비디오 등에 따르는 복제 및 배포 사용료가 있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는 순간에 작곡가들은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곳은 약 6만개 정도. 가장 많은 곳이 노래방. 약 5만 5000개 업소에서 전체 저작권료 수입의 40%가 나온다. 나머지는 방송, 온라인 사이트, 영화, 광고 등이다.
노래방이나 방송사 모두 포괄적으로 저작권료를 낸다. 이후 한국음악저작권 협회가 노래가 불려진 횟수, 방송 횟수 등을 조사해 해당 노래의 저작권자에게 차별적으로 돈을 입금해 준다.
- ▲ 박근태
IT가 재벌 작곡가 양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곡, 작사가 중에서 ‘청년 재벌’이 탄생하기도 한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작곡, 작사를 하면 제작사로부터 ‘곡 비’라는 명목으로 목돈을 챙겼다. 그 액수는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히트 메이커’는 1000만~2000만 원, 무명은 100만~200만 원 선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곡 단위 음원 판매량에 따라 저작권료가 지급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인기 작곡, 작사가들은 수입이 늘어났다. 여기에 미니홈피 배경음악, 통화 연결음, 온라인 음악 사이트 등 IT산업의 발전으로 새로운 수요처가 생기며 수입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 협회의 권순대 부장은 “예전에는 방송, 음반, 노래책이 저작권료의 주수입원이었다”며 “요즘은 노래방, 벨소리 등 예전에 없던 수요가 생기며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요즘 음악 저작권자 중 최고로 수입이 많은 주인공은 작곡가 조영수. 지난해 ‘광’ ‘내 사람’(이상 SG워너비), ‘미친 사랑의 노래’(씨야), ‘한걸음’(김종국) 등을 히트시키며 12월에만 약 1억 2000만 원을 벌었고, 1년 동안 수입이 8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사랑 안 해’ ‘슈퍼스타’ 등을 만든 박근태, 조영수와 함께 공동작업을 하며 작사에 특히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안영민, ‘어머나’ ‘로꾸꺼’ 등 세미트로트의 절대 강자 윤명선 등이 두둑한 저작권료를 챙기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는 저작권자들의 수입에 대해 개인의 재산에 관한 부분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작곡 작사가들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히트 작곡가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이고, 한번 트렌드를 놓치면 좋은 곡을 써내지 못한다는 불안감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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