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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타격 심각-장기화 월가 우려 확산

천하한량 2007. 11. 6. 20:03
모기지 타격 심각-장기화 월가 우려 확산
"정상화 5-6년 걸릴 것"..월가 피해 2천500억弗 추산
FRB 이사 "밸류에이션 리스크 속수무책"..英재무 "英도 금융 불안기 진입"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전반의 충격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지며 그 강도도 심각할 것이라는 경고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설한 헤지펀드의 '큰 손' 빌 로저스는 5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 회견에서 "최악의 신용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충격이 5-6개월에 끝날 성격이 아니라 5-6년은 지나야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장래도 우려하면서 "달러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려 인플레를 진정시키길 희망하지만 이와 관련해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댈라스 소재 센텍스의 티모시 엘러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UBS 주최 회동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주택시장 조정이 가장 심도 깊은 것은 물론 기간도 가장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몇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만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제럴드 루카스 시니어 투자분석가도 5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회견에서 "신용 경색이 더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3개월 미국 리보 금리가 지난 2일 29bp에서 45bp로 급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FRB의 프레데릭 미시킨 통화정책이사도 FRB가 신용 경색에서 발생하는 거시경제적 위험을 통화 정책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다루는데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타격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채권 황제'로 불리는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그로스 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 회견에서 투자은행 모기지 위기로 인해 메릴 린치와 씨티그룹 등이 입는 피해가 합쳐서 2천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격이 가해진 모 기지 시장 전체 규모가 "1조달러 가량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로스는 FRB가 모기지 위기로 인해 미국의 집값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더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도 5일자 보고서에서 "모기지 위기로 인한 월가의 손실이 향후 5년간 모두 2천5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만 500억달러 가량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조2천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금리 변동과 관련해 채무를 불이행할 수 밖에 없는 차입자가 얼마나 될지도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5일 BBC '투데이' 프로에 출연해 "영국이 미증유의 금융불안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따라서 금융계가 올여름의 모기지 충격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한 손실을 "솔직하게" 드러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대 금융그룹 씨티와 메릴 린치가 이번 파동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 책임을 지고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들을 모두 전격 퇴진시켰음을 상기시키면서 "영국 금융기관들도 이 기회에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월가 대형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모기지 '폭탄'에 희생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럽도 특히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와 UBS 및 바클레이스 등이 손해를 상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또 모기지 채권에 연계된 MBIA와 Ambac 같은 보험회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