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연일 하락, 1달러당 90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1일 현재 903.6원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수출기업들은 “채산성이 떨어져 출혈 수출을 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800원대 환율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꼭 10년 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평균 환율이 951원이었고, 1996년에는 804원이었다.
환율이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뿐인데, 왜 아직도 기업들은 아우성일까? 10년 전 환율 800원 시대와 현재의 800원 시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최근 원화강세는 자연스러운 현상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의 경제력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선진국이 될수록 통화의 구매력이 커지고, 해당 통화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통화가치는 올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전의 원화 강세는 우리 실력에 걸맞지 않은 사치스러운 옷이었다. 반면 최근의 원고 현상은 그 동안 면모를 일신한 한국 경제의 위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차림새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재경부와 메릴린치, 영국 경제전문 잡지인 이코노미스트 등은 2500억달러가 넘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10년 연속 흑자를 보이는 경상수지, 원화의 높은 구매력 등을 토대로 원화의 적정환율을 1달러당 850~950원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 환율이 적정환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의 경제력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선진국이 될수록 통화의 구매력이 커지고, 해당 통화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통화가치는 올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전의 원화 강세는 우리 실력에 걸맞지 않은 사치스러운 옷이었다. 반면 최근의 원고 현상은 그 동안 면모를 일신한 한국 경제의 위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차림새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재경부와 메릴린치, 영국 경제전문 잡지인 이코노미스트 등은 2500억달러가 넘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10년 연속 흑자를 보이는 경상수지, 원화의 높은 구매력 등을 토대로 원화의 적정환율을 1달러당 850~950원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 환율이 적정환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김재천 조사국장은 “최근 원화 절상 폭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크게 보면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를 자연스레 따라가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했기 때문에 과거와 똑같은 잣대로 지금의 원고 현상을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도 “경상수지가 10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고, 경제성장률이나 물가도 안정돼 있기 때문에 최근의 원고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여전히 잘되고 있고,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간 영업이익률도 큰 격차가 없어, 최근의 원고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0년 전 원고(高)는 허장성세
하지만 10년 전 원고(高) 현상은 사정이 달랐다. 뱁새(한국·개발도상국)가 황새(선진국)를 어설프게 흉내내려다 낭패를 본 경우였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231억달러)를 기록했고, 외채도 급증해 1997년 순(純)대외채권(채권에서 채무를 뺀 것)은 마이너스 680억달러에 달했다. 기업들도 겉으론 ‘세계 경영’을 큰소리쳤지만 속으론 곪을 대로 곪아 있었다. 기업 평균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영업이익으로 은행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수두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영삼 정부는 ‘국민소득 1만달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입’이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환율을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했다. 원화 가치를 우리 실력 이상으로 높게 유지한 것이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외환위기로 한국 경제의 진짜 실력이 탄로나면서 환율은 1달러당 1962원대까지 치솟았고, 기업들은 그 뒤 10년 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강요받았다.
◆원고 속도 조절은 필요
2003년 이후 급속히 진행된 원고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한층 탄탄해진 우리 경제의 실력이 반영되어 가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원고 현상을 무한대로 버틸 수 없음은 물론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그동안 수출이 우리 경제를 나 홀로 이끌어 온 점을 감안하면, 원고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4%대의 성장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에 수출의 기여율은 73%에 이르고 있다. 수출이 꺾이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도 꺼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원화 절상을 인위적으로 막을 순 없지만, 기업들로 하여금 적응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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