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극복법 그럼 이러한 두려움을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을 정확히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는 의외로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두루뭉술하게 ‘나는 이런 사람일 것이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자신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흰 종이나 컴퓨터 워드 문서에 자신의 이름, 나이, 학력, 외국어 수준, 건강 상태, 보유 자격증, 성격의 장단점,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관심 분야, 반드시 해보고 싶은 것,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 등을 생각나는 대로 한번 써보라. 이렇게 하나하나 써 넣다 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윤곽이 그려진다. 이 과정이 끝났다면 평가한 것을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의 평가서를 완성했다면 이제는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가장 잘하는 것, 경쟁력을 가질 만한 것들만 남기고 못하는 것, 모자라는 것들은 과감히 버린다. 20, 30대까지만 해도 잘하는 것은 더욱 잘하기 위해, 못하는 것은 남들과 비슷하게라도 하기 위해 둘 다 안고 간다. 하지만 40대에는 둘 다 갖고 가기 어렵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시험이 임박했을 때 모르는 것은 과감히 뛰어넘듯, 40대에는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대신 못하는 것에 쏟을 열정과 노력을 잘하는 것, 하고 싶은 일에 몰아주자. 그러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가늠이 된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 40대의 방황은 가슴속에 품고 있는 바람과 발을 디디고 있는 현실 간의 괴리에서 비롯된다. 방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바람 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아니면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틈틈이 자신의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나도 죽음을 떠올릴 정도로 심한 마흔앓이를 경험했다. 그때 그 방황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었다. 퇴근 후 시작된 나만의 작업은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피곤했지만 아주 즐거운 고단함이었다. 나중에는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회사 일은 부업이다. 본업은 퇴근 후부터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본업을 하기 위해 그깟 아르바이트 10시간 못하겠느냐.’ 그러면서 서서히 나를 옥죄고 있던 우울증과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사추기 No, 사춘기 Yes
두려움 극복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은 대화 상대를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를 미워하고 외면하는 사람보다 나를 사랑하고 도와주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 다만 언제 도움을 줘야 할지 몰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외롭고 힘들 때, 새로운 도전을 앞에 놓고 떨릴 때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 상태와 기분, 계획 등을 털어놓아보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다의 효능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대화 상대는 가족이어도 좋고 친구여도 좋다. 대화할 사람이 없으면 정신과를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신과 의사는 언제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좋은 대화 상대는 역시 배우자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과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마흔은 흔히 말하듯 ‘사추기’가 아니다. 저물어가는 석양, 계절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가을이 아니다. 희망찬 시작을 알리는 일출, 꿈틀대는 생명의 힘과 에너지를 품고 있는 봄의 느낌, 사춘기와 똑같다. 더욱이 40대는 그 에너지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좋은 재료를 갖고 있는 시기다. 그만큼 마흔의 방황과 고뇌는 새로운 인생의 제2막을 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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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세상 재미있게 만드는 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명지대 여가경영학과)는 40대 남성들의 이런 변화를 “정서적 경험이 박탈됐던 한국 중년 남성들이 자신의 부족한 정서적 경험을 채워가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삶을 찾고 있는 최모(48) 씨에게도 해당한다. 그는 2년 전 동업하던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피아노, 그림, 여행, 요리 등 “옛날에 못 놀았던 것,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해보고 있다”는 그의 일탈을 두고 주변에서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가족이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의무도 있겠죠. 다만 지금은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을 때 생활 패턴은 같을지 몰라도, 이전과는 좀 다른 삶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중년 남성들의 호응을 얻은 영화 ‘즐거운 인생’의 이준익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 특히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저지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다. “불만이 있으면 개선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현실을 흔들어야죠. 그리고 사실, 자신이 마음에 담아둔 뭔가를 ‘저지른다’고 해서 가정이 파괴되거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가장을 보면 ‘무책임하다’고 질책하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은 위선 아닌가요?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어야 가족이나 타인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봐요.” 더불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아저씨의 ‘건강한’ 일탈은 개인을 성숙시키고, 지루한 세상을 좀더 재미있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아저씨들이여, ‘삶이 그대를 속인다’ 싶으면 한 번쯤 ‘일탈’도 나쁘지 않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함으로써 자신과는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집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문화가 발달하게 되죠.”(김정운)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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