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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발기부전이면 난 어쩌죠”

천하한량 2007. 10. 13. 17:33
“벌써 발기부전이면 난 어쩌죠”

만성 전립선염… 금주·온수좌욕·규칙적 성생활을

모 건설회사에 다니는 50세 남자 이모씨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임 선생님, 가끔씩 사타구니(회음부)가 뻐근하고 최근 들어 발기가 잘 안 됩니다. 간혹 발기가 돼도 사정 시간이 빠르고, 사정할 때 느낌도 별로 안 좋습니다.”

“당뇨나 고혈압은 없으신가요?”

“전혀 없습니다. 아직 저는 젊다고 생각하는데 벌써 발기부전이 왔나요? 제 아내는 이제 마흔입니다. 내색은 안 하지만 불만이 있는 것 같아요.”

“만성 전립선염이 의심되니 몇 가지 검사를 해보지요.”

항문을 통해 직장 수지 검사를 한 결과 전립선 크기나 모양 모두 정상이었고 특별한 이상병변은 없었다. 다만 전립선 분비액 검사에서 균은 배양되지 않았으나 염증 세포(백혈구)가 의미있게 증가해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으로 진단하고 항생제를 우선 투여하였다.

그 외에도 주 2회 이상의 규칙적인 성생활을 통해 전립선액이 배출되도록 권하고 금주 및 온수 좌욕을 생활화하도록 교육시켰다. 환자는 두 달간 항생제 투여 후 전립선 분비액에서 백혈구가 검출되지 않았고 회음부 통증, 발기력, 사정 장애 등의 증상도 호전됐다.

전립선은 정액의 약 6분의 1을 만들어 내는 남성 생식 기관이다. 이 전립선에 세균 감염, 소변 역류, 자가면역질환, 호르몬,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소위 ‘고질병’으로 알려진 만성 전립선염이다.

정확히 말하면 ‘염증성 만성 골반통 증후군’이다. 비염증성인 경우는 아직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방광 경부와 전립선 요도의 기능 이상이나 골반긴장성 근육통,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만성 전립선염은 남성 비뇨 생식기 질환의 약 25%를 차지하며 50세 이하의 남성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치료가 용이하지 않고 재발이 잘 일어나 남성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회음부 통증, 성기 끝의 통증, 고환통, 아랫배 통증, 배뇨통, 사정통이 있고 정상인에 비해 성기능 관련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한다. 성욕 감소 53%, 자연발기의 감소 81%, 발기력 감퇴 84%, 사정시 동통 31%의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고, 그 외에도 극치감 감소, 조루증, 정액량의 감소 등을 호소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는 바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며 금주, 피로회복, 온수좌욕, 규칙적인 성생활 등을 통해 재발을 막아 삶의 질을 높이기를 바란다.

 

/임필빈·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