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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는 `여성의 지옥`…정부·반군 성폭행에 시달려

천하한량 2007. 10. 8. 23:39

 

 

 

NYT `민주콩고는 `여성의 지옥`…정부·반군 성폭행에 시달려` [연합]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내.외국계 반군과 심지어 정부군에 의해 여전히 극심한 성폭행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울창한 삼림지역으로, 우간다와 르완다를 접하고 있는 동부지역은 지난 7월에도 유엔의 한 인사가 현지를 방문해 "최악의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라며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책을 호소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은 채 인면수심의 야만적인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 현황 = 남키부 지역의 부카부에 위치한 판지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인 데니스 무퀘게(52)는 매일 6명꼴로 성폭행피해 여성들에게 수술을 하고 있다. 350병상의 이 병원에는 하루 10명의 성폭행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찾아오는데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건강을 완전 회복하기 전에 퇴원하기 일쑤다. 병원측이 새 환자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병원에 입원한 카신디 와불라세란 이름의 여성은 지난 2월 5명의 민병대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으나 아직도 육체적,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민병대는 그녀의 남편에게 AK-47 자동소총을 들이대고 범행 과정을 지켜보도록 협박했다. 눈을 감으면 곧바로 총살시키겠다는 것. 그러나 민병대는 성폭행을 끝낸 뒤 그녀의 남편을 살해했다.

18세의 호노라타 바린지바놔는 지난 4월 라스타스라는 민병대에 붙잡혀 8월 풀려날 때까지 성노예 생활을 해야했다. 민병대는 그녀를 나무에 묶어놓은 뒤 하루 수 시간 동안 풀어주고 집단 성폭행을 해왔다. 민병대는 임신한 그녀를 8월에 풀어줬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남키부에서만 모두 2만7천건의 성폭행이 보고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담당 사무차장인 존 홈스는 콩고에서 자행되고 있는 성폭력에 대해 "세계 최악"이라고 진단하고 "발생건수와 잔인함 및 (그같은 범행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문화 등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폭력 문제에 관련해서는 정부군도 반군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유엔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래 사법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원인 = 그러나 현지에 주재하고 있는 의료기관, 구호단체 관계자 등은 그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남성사회가 특별히 그같이 잔인한 전통을 갖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만 현지에서 성폭력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빌헬미네 은타케부카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성폭행 사건이 전염병과 같이 번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르완다에서 대학살 사건을 벌인 후투족 민병대가 콩고 지역으로 도망쳐 온 뒤부터 잔인한 폭력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후투족 민병대는 지난 1994년 단지 100일만에 100만명의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을 살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지에서 구호단체 상담역으로 있는 캐나다인 앙드레 부르케는 후투족 민병대들이 수년동안 분쟁을 겪으면서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어 "가치관의 역전"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라스타스 민병대의 경우 후투족 민병대의 한 분파로 알려져 있는데 닥치는대로 주민을 살해하고 약탈하며 성폭행을 저지르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내전 과정에서 상대방, 주민들에 대한 위협용으로 성폭행이 자행되기도 했다. 또한 사실상 무법천지인 현지에서 그같은 범행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도 성폭행이 만연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