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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10` 꿈 이룬 최경주 통산 상금 150억원 자선재단 설립 또 하나의 꿈

천하한량 2007. 8. 28. 04:18

우즈 주최 AT&T 내셔널 우승 사진

세계 10위라는 꿈을 달성한 그는 이제 '탱크 재단'을 설립해 불우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베풀 계획이다.

 

세계 톱10` 꿈 이룬 최경주
통산 상금 150억원 … 자선재단 설립 또 하나의 꿈
바클레이스 대회 준우승

 

전남 완도에서 자란 '섬 소년' 최경주(37)가 1999년 미국 땅을 밟을 때의 꿈은 '세계 골프 랭킹 10위'였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꿈'이었다. 그는 "미국에 와 보니 선수층도 두껍고 벽이 높더라. 세계 랭킹 10위 이내에 단 한 번만이라도 진입했으면 원이 없겠다"고 말하곤 했다.

꿈(★)이 이뤄졌다.

최 선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프로 골프협회(PGA) 투어에서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당당히 8위에 올랐다. 이날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끝난 PGA 투어 더 바클레이스 대회에서 합계 14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전날까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를 1타 차로 뒤쫓던 최경주는 마지막 날 1언더파(버디 4, 보기 3개)를 추가하는 데 그쳐 2타 차로 스트리커(합계 16언더파)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그러나 최경주는 이 대회 2위로 세계 랭킹을 종전 11위에서 세 단계나 높였다. 아시아 선수가 세계 랭킹 10위 이내에 진입한 것은 최 선수가 처음이다.

최 선수는 랭킹 8위 소식을 듣고 "그동안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하고 혼자서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열심히 하다 보니 꿈이 실현됐다. 이제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일만 남았는데 이 꿈도 언젠가는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야망=최경주는 '야망'으로 가득 찬 사나이다. 남들이 무모하다고 비아냥거려도 그는 일단 목표를 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최경주가 역도 선수 출신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완도 수산고에 진학한 17세 때에 비로소 골프 클럽을 처음 잡았다. 경운기를 타고 연습장에 드나들기도 했던 그는 88년, 프로 골퍼로 대성하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했다.

친구의 집을 전전하며 하루에 8시간 이상 훈련을 거듭했다. 무조건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골프 공 하나하나에 혼을 불어넣었다. 93년 프로 테스트에서 최 선수는 남의 클럽을 빌려 들고 단번에 통과했다. 97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골프대회에 참가했던 최 선수는 더 큰 야망을 갖게 됐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대부분 "여자라면 모를까, 남자는 안 된다"는 한마디로 막았다. 그러나 그 말에 오히려 오기가 생긴 최 선수는 PGA 투어 진출은 물론 세계 랭킹 10위라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 그렇지만 최 선수는 묵묵히 샷을 갈고 다듬으며 꿈을 키웠다. 주위에선 허황된 목표라며 비웃었지만 그는 결코 야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8년 만에 최경주의 야망은 현실이 됐다.

◆사랑=최 선수는 이번 대회 2위 상금으로 75만6000달러(약 7억원)를 받았다. 올해 벌어들인 상금만 443만 달러(약 40억원)다. 2000년 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통산 상금은 무려 1595만 달러(약 150억원). 최 선수는 그동안 벌어들인 상금을 이제 값지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그의 별명을 딴 '탱크 재단(가칭)'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네 개 대회로 열리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에서 1000만 달러의 우승 보너스를 받게 되면 전액을 불우 어린이 돕기 재단을 만드는 데 쓰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 선수의 가족애도 남다르다. 부인 김현정(36)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둔 그는 골프클럽 하나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모범적 가장의 전형으로 미국 언론에 자주 소개된다. 결혼 전 부인 김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남진의 '빈 잔'을 부르며 청혼했다는 일화도 있다. 최경주는 말한다. "그래도 나는 아직 빈 잔이다. 더 채워야 한다"고.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