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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수의 취옹정기(醉翁亭記)

천하한량 2007. 8. 9. 04:50

구양수2[1].jpg

 

구양수(1007~1072)

 

'당송팔대가'라는 산문의 달인들이 있었어요
당(唐)나라의 한유와 유종원....
송(宋)나라의 구양수와, 증공(曾鞏), 왕안석, 소氏 3부자(소순, 소식, 소철)
송의 이 6명을 다시 말하면
'구양수선생과 그의 제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양수선생의 입지는 대단합니다.

 

이 취옹정기(醉翁亭記)는

구선생이 중앙정치에서 실의를 맛보고
저주태수로 좌천된 이듬해(1046년, 당시 구양수선생 나이 40 ),
풍년을 맞이한 백성들과 함께
인근의 낭야산기슭으로 유람을 나가 지은 작품입니다.


구양수는 스스로 호를 취옹(醉翁,술취한 영감)이라 지은 뒤,
'취옹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豊樂亭遊春' 

 

紅樹靑山日欲斜  붉은 꽃 피워있는 푸른 산에 해는 지려는데..

 

長交草色綠無涯  넓은 들판.. 풀 빛은 끝없이 초록이라..

 

遊人不菅春將老  봄놀이 객들은 가는 봄을 아랑곳 않고

 

來往亭前踏落花  정자 앞에 오가는 사람들은 지는 꽃 밟고가네 .

 

구양수[1].jpg 

구양수선생 동상

 

 '醉翁亭記'  

 

環滁皆山也   저주지방은 사방이 온통 산으로 에워싸져있고
其西南諸峯,  그 중에서도 서남쪽에 있는 여러 봉우리들은
林壑尤美.     숲과 계곡이 특히 아름다운데
望之蔚然而深秀者, 멀리 우거진 숲 사이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瑯王耶也.  바로 낭야산이다
山行六七里, 산길로 한 6, 7리쯤 걸어 오르다보면

漸聞水聲潺潺. 졸졸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오면서
而瀉出於兩峯之間者, 두 봉우리 사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있는데
釀泉也. 바로 양천이다

峯回路轉, 봉우리를 도니 산길 구불구불....
有亭翼然, 날개를 활짝 펼친 새모습처럼 정자가 보이는데
臨於泉上者, 샘가에 임해있는 것이
醉翁亭也. 바로 취옹정이다.

作亭者誰, 정자를 지은 놈은 누구인고?
山之僧智僊也. 산에 사는 중 지선이라.
名之者誰, 이름을 붙인 놈는 또 누구인고?
太守自謂也. 태수가 직접 이름 붙인 것이란다
太守與客來飮於此, 태수는 객들과 함께 여기에 와서 술을 마시곤 하였는데
飮少輒醉, 조금만 마셔도 취하고
而年又最高, 나이 또한 가장 많았던지라,
故自號曰,醉翁也. 자칭 '술 취한 늙은이'이라 하였단다....
醉翁之意不在酒, 그치만 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아니하고
在乎山水之間也. 산수자연 속에 있으니
山水之樂,得之心而寓之酒也. 산수자연의 즐거움을 마음으로 얻어

                                술에 기탁했을 뿐이란다.

若夫日出而林*開, 해 떠오르면 숲속의 안개 걷히고
雲歸而巖穴暝, 저녁 구름 돌아오면 산봉우리 어둑해진다내
晦明變化者,山間之朝暮也. 어둡다 밝고, 밝다 어두워지니..

                              이 또한 산속 하루의 변화라.
野芳發而幽香, 들에 꽃이 피니 그윽한 향기나고
佳木秀而繁陰, 수려한 나무에 녹음 우거진다
風霜高潔, 바람과 서리는 높고 깨끗하고
水落而石出者, 흐르던 물 줄어들어 속 돌 드러나니,
山間之四時也. 이것이 산중의 사계절이라.

朝而往, 매일같이 아침이면 이 산속을 찾아가고
暮而歸, 저녁이면 돌아오곤 하였으나
四時之景不同, 사시 사철의 풍광이
而樂亦無窮也. 저마다 다른지라 즐거움은 끝이 없다내~~

至於負者歌於塗, 짐 지고 가는 자는 길에서 노래부르고
行者休於樹, 행인은 나무 밑서 쉬기도 하며
前者呼, 後者應, 앞에 가는 놈이 소리쳐 부르면.. 뒤에 가는 놈은 이에 응하고

傴僂提携 구부정 노인네는 손을 잡고
往來而不絶者, 오고 가며 끊없이 이어지고 있는 사람들은

滁人遊也  모두 저주사는 인간들이 놀러 나온 것 이란다

臨谿而漁, 계곡에 내려가서 물고기를 잡으니
谿深而魚肥. 물이 깊어 물고기는 살찌고
釀泉爲酒, 양천의 물로 술을 빚으니
泉香而酒洌. 물 맑아 더욱 향그러운 술 내음이 난다내

山肴野蔌,雜然而前陳者, 산나물 안주와 들나물을 잡다하게 앞에 벌여 놓은 것은
太守宴也. 바로 태수의 연회상....

宴酣之樂,非絲非竹. 꼭 풍악이 있어야 연회가 즐거운 것은 아닌 법.
射者中, 활쏘는 자들은 과녁을 맞추고
奕者勝  바둑을 두는 자는 이기려 하고

觥籌交錯 벌주잔 어지러이 오가고,

起坐而諠譁者  일어났다 앉았다가 시끌벅쩍한 것은

衆賓歡也   모인 손님들이 즐거워 하기 때문이다.
蒼顔白髮, 그중 푸른 얼굴에 백발한 늙은이가
頹然乎其間者, 그 사이에 쓰러져 있는 것은
太守醉也.태수가 술에 취해서 쓰러져 있는 것이다

已而夕陽在山, 이윽고 해는 석양에 걸리고,
人影散亂, 사람 그림자 어지러이 흩어지니
太守歸而賓客從也. 태수 돌아가고 손님들도 행차 따라 돌아가는구나
樹林陰翳   숲속이 어둑어둑 해지고,
鳴聲上下, 새소리 오르내리는 걸 보니
遊人去而禽鳥樂也. 행락객이 떠나 새들이 기뻐하는 것 일 듯

然而禽鳥知山林之樂, 그지만 뭇새들은 숲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알지언정
而不知人之樂. 사람들의 즐거움은 알지 못하고,
人知從太守遊而樂,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유람나온 즐거움은 알지언정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 태수가 그들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
醉能同其樂, 술에 취하여 사람들의 즐거움과 함께 할 수 있고
醒能述以文者, 깨어나서는 글로써 그 마음을 표현해낼 수 있는 이는
太守也. 그가 태수이다...

太守謂誰. 태수는 누구인고?...
廬陵歐陽修也. 여릉 출신 구양수다!

 

 

취옹정[1].jpg

 

안휘성에 있는 취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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