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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곡의 한시들

천하한량 2007. 7. 26. 16:30
 

율곡의 외조부는 둘째딸 신사임당이 결혼하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사임당은 외로운 어머니의 곁을 떠날수가 없어 아버지의 3년상이 끝날 때까지
강릉 오죽헌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때 3살짜리 꼬마 율곡이 외할머니와 놀면서 지은 시가 다음과 같습니다

 

石榴皮裏碎紅珠  석류껍질속안에 빨간 구슬들이 부서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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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서울로 올라와서 1년을 보낸 율곡은 임진강가로 거처를 옮기게 되며
[지금 율곡의 능이 이쪽(법원리쪽..)에 있습니다]
지금도 파주에 가면 볼수있는 화석정(花石亭)이라는 정자에 오른
8살의 율곡은 다음과 같은 시를 짓습니다


林亭秋已晩 
숲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었으니


騷客意無窮 심란한 객의 감회... 다할 길이 없구나


遠水連天碧 멀리 보이는 저 강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기만한데


霜楓向日紅  서리맞은 단풍은 햇볕에 불게 빛나고만 있내


山吐孤輪月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은 한량없는 바람을 품고 있구나


塞鴻何處去  아득한 데서 온 저 기러기 어디로 가는 것일까


聲斷暮雲中
그 울음소리 황혼의 구름속으로 사라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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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 율곡이 강릉 외가 집에 갔다가 경포대를 주제로 지은 시가 있습니다


霜風振地   서릿바람이 땅에 떨어져 흩날리니


鳥萬磨之刀槍   천군만마 창검소리 같고...


雪花飜空   눈송이 흩날리어 하늘 가득하니


散千斛之玉屑   옥 가루 천 만 곳에 뿌리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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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신사임당의 교육 덕택인지
아니면 타고난 천재성 때문인지...
소년 율곡은 13 세의 과거를 보아 진사로 뽑힙니다.

16세의 나이에 어머니 사임당을 여의고
3년상을 마친 다음 율곡은 금강산에 들어가
유점사의 말사인 마하연의 도량에서 참선과 공부를 병행하였다고 합니다
이때 율골이  금강산 구정봉(九井峯)에 올라 남긴 시입니다


金鷄一鳴登絶頂  첫 닭 울 때 정상에 오르니


萬境熹微天尙昧  온갖 경계는 희미하고.. 하늘은 어두운데


須臾火光漲天地  잠깐동안 빛이 온 천지에 퍼지자


不辨滄波與曉靄   바다 파도인지 새벽 안개인지... 분간할 수 없구나.


朱輪轉上數竿高  둥근 해가  두어 길 솟아 오르자


一朶彩雲如傘蓋 채색된 구름 ...해 우산처럼 피어나고,


靑紅漸分水與天 붉은바다와 파란하늘이 서서히 드러나니


極目始知東海大 
이제서야 동해 드넓음을 알겠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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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을 금강산에서 보내다가
논어를 다시 읽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하산을 했습니다
그때 율곡이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친구집에서 머물면서 지은 시가 다음과 같습니다

 

學道則無着  도를 배운다는 것은 집착을 없애고자 함이니


隨緣到處遊 인연을 따라 어디든가서 노닐수밖에....


草堂聊奇宿  초당에 잠시 머무를 새...


梅月是風流  매화피고 달이 뜨니 이것이 풍류가 아니고 또 무엇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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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율곡은 외가인 강릉으로 와서 외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공부를 하였고
그 이듬해 성주목사의 따님과 결혼하였으며
처가집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자 강릉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 여정중에 안동 도산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퇴계를 찾아 이틀을 묵었다고 합니다
이때 퇴계는 59세, 율곡은 23 세....
퇴계는 이 총명한 청년에게 감명을 받고 제자 조묵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後生可畏 (두뇌가 명석하고 많아 보고 많이 생각하니) 후배란 두려운 것..

 
율곡이 하직하면서 퇴계에게 청하니 퇴계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써줍니다.

 

持心貴在不欺 사람의 마음가짐에 있어서 귀한것은 남을 속이지 않는 데 있고


立朝當戒喜事 벼슬하여 조정에 나가게되면 
                   공을 세우려고 쓸데없는 일을 만들기를 좋아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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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의 그림같은 '산중에서(山中)'이라는 시 한번 보시죠...

 

採藥忽迷路   약초를 캐다가 홀연히 길을 잃었는데


千峰秋葉裡   뭇 산의 봉오리를 휘감고 있는  단풍속에 서있내


山僧汲水歸  산에 사는 스님이 물길어서 돌아오니


林末茶煙起   숲속에서 차연기 피어 오르네.

 

 
왕유의 시를  한번 볼까요
왕유의 '산에 들다(入山)'라는 시입니다


中歲頗道好 중년에 이르러 자못 도에 마음이 끌려,


晩家南山垂 만년 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네.


興來每獨往 흥이 일면 언제나 홀로 찾아 가나니,


勝事空自知 마음에 넘치는 기쁨은 한갓 나만 알 뿐이로다.


行到水窮處 거닐다 어느새, 물줄기 다한 곳까지 오게 되면,


坐看雲起時 구름 솟아오르는 것을 넋놓고 바라보기두 하구,


偶然지林수 때로 숲속의 노인이라도 만나게 되면,


談笑無還期 정담어린 애기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게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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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재촉하는 비(催詩雨)'라는 시입니다


雲鎖靑山半吐含 구름이 푸른 산을 반만큼 삼켰다 뱉더니


驀然飛雨灑西南 돌연 빗방울 흩날려 서남쪽을 씻어 주네


何時最見催詩意 언제 가장 시 짓고픈 마음을 재촉하던가


荷上明珠走兩三 연잎 위로 물방울 2,3개가 구를 때라네...

 

원경(遠景)에는 푸른 산에 구름이 일어.. 한바탕 소나기를 뿌리는 경치가 있구요
근경(近景)에는 비가 그친 뒤 연잎위에서 구르는 맑은 물방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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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은 선조 17년(1584년)에 49 세의 일기로 돌아셨습니다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으니 ,,,,험한 꼴 안보시고....]
돌아가시기 한해전에  벼슬을 그만두고 파주의 율곡리로 내려갈 때 지은 시입니다.


四遠雲俱黑 사방은 멀리 구름으로 캄캄하기만 한데


中天日正明 중천에 뜬 해는 밝기만 하구나


孤臣一국淚  외로운 신하의 한줄기 눈물


灑向漢陽城  한양을 향해 뿌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