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소식 ▒

'굴욕' 두타스님 "전생의 잘못인 듯…오히려 제가 죄송"

천하한량 2007. 7. 26. 04:36
  • '굴욕' 두타스님 "전생의 잘못인 듯…오히려 제가 죄송"
  • 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입력 : 2007.07.25 19:39
    • “부처님 말씀에 인연이 없는 결과는 없는 것이지요.제가 처한 환경이 전생에 제가 저질렀던 것 때문이라는 말씀이시니 제가 되레 그분에게 죄송합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전생이지만 그분한테 그런 행위를 했으니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두타스님(43)이 25일 ‘두타스님의 굴욕’사건에 대해 담담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두타스님의 굴욕’사진은 십자가를 들고 있는 한 기독교인이 지하상가에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을 위한 탁발을 하고 있는 두타스님의 머리를 흔드는 장면으로 지난 2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왔다.

       이 사진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23명 납치 사건과 관련,기독교의 공격적인 선교활동에 대한 비난여론과 맞물려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두타스님은 조선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두타스님은 그 기독교인에 대해 “어디 계시고,이름이 뭐고,휴대전화 번호에 명함까지 가지고 있다”면서 “현세법으로 봐도 그분의 행동이 개탄스럽지만 ‘민들레밥집’이라는 공간을 운영하지 않고 탁발을 하지 않았으면 그분과 이런 인연이 없을 텐데 제가 (무료급식을) 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어서 그분만 나무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두타스님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진 속의 기독교인은 5개월전 쯤부터 두타스님이 탁발하고 있는 부산 서면지하상가에 나타나 전도행위를 해왔다고 한다.

      지난 20일에는 그가 지나치게 스님 주위를 돌며 떠들자 행인들이 보다 못해 말렸는데 그 기독교인이 계속 전도행위를 해 결국 행인들에게 몰매를 맞기도 했다는 것.

      두타스님은 “몰매를 맞은 것이 분했던지 그 다음날인 토요일(21일)날 다시 와서 제 머리를 흔들면서 회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그 기독교인의 행동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과 관련,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두타스님은 이어“(그 기독교인은) 광신도 내지 광신자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은 기독교인 전체가 아니라 극소수”라며 “정말 많은 바른 행동을 하시는 기독교인들에게 피해가 안갔으면 한다. 그분들에게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는 “예수의 가르침도 이웃을 사랑하고 항상 바람직한 일을 하라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다”며 “몇몇분들이 너무 믿음에 심취해 자살까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광신도) 몇몇분들 때문에 네티즌들이 (기독교인들에게) 좋지 않은 글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는 네티즌들 자신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네티즌들이 좋지않은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제가 복이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여러 사람에게 바르지 못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 하는데 저로 인해 여러사람이 격분했다니 그분들(네티즌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지난 2005년 8월 부산에서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하는 ‘민들레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민들레밥집 2호점까지 낸 두타스님은 매일 80세 안팎의 독거노인과 장애인들 130명에게 한달에 약 8000인분의 쌀로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비용은 주로 두타스님의 탁발과 후원금으로 충당된다.

      두타스님은 “민들레 밥집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사람 중에 절반 정도는 기독교신자고,나머지 절반은 불교신자”라며 “빈부격차,시시비비를 가리지 말고 다 주라는 게 부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종교는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두타스님의 굴욕) 기사가 나간 뒤 후원금이 더 많이 들오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러나 후원금을 내는 사람 중에 기독교 신자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