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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타운/ Elizabethtown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천하한량 2007. 7. 20. 17:28

엘리자베스 타운/ Elizabethtown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2005년/제작+각본+감독: Cameron Crowe /주연: Orlando Bloom + Kirsten Dunst

음악: Nancy Wilson /123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는 그 유명한 말도 있지만,

제 아무리 성공한 사람일지라도 살아오면서 실패와 좌절의 쓰라린 경험들을

한 두번 정도씩 겪어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바로 그것이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이 세상의 법칙인 것을 어찌하랴.

한편,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크나 큰 실패를 비록 하였다 할지라도

그것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귀하고 귀한 생명자체를 포기하게 할 수는 없을진데,

어찌하여 요즈음엔 그리도 쉽게 자기의 생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더군다나 최근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명인기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 무려 10억 달러(One Billion)라는 어마어마한 금전적인 손실을

회사에 끼치고 자살로서 젊은 인생을 마감하려는 청년이 이 영화 속에 또 있다.

드류 베일러(Drew Baylor/Orlando Bloom, 1977. 영국).

머큐리 월드 와이드라는 잘나가던 회사에서 잘 나가던 스포츠 슈즈 디자이너로

일찌감치 출세하였던 이 드류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크나 큰

실패를 맛보게 되고, 집에 있는 운동기구에다 날카로운 칼을 부착해 생을 정리

하려는 순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여동생의 급한 전화를 받게 된다.

그러니 어찌하겠는가? 아무래도 아버지의 장례가 우선이니...

그래서 자살은 뒤로 미루고 아버지의 고향, 엘리자베스 타운(Elizabethtown)을

향해 날아가는 드류. 그런데 밤 비행기에서 만난 매력적인 스튜어디스,

클레어(Claire Colburn/ Kirsten Dunst, 1982, 뉴저지)

이런 남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작업 모드의 과잉 친절을 베풀어 준다.



켄터키의 작은 마을, 엘리자베스 타운에서 인기가 무척 많았던 군인 출신의

아버지, 미치 (Mitch Baylor/Tim Devitt).

그래서 데일 삼촌을 포함한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매장을 원하는데,

27년 전, 결혼 초기 때부터 오해로 시댁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어머니,

할리(Hollie Baylor/ Susan Sarandon, 1946, 뉴욕)

느닷없이 화장을 해달라고 우기기 시작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또 이런 와중에서 다시 만난 적극적이고 생기발랄한 클레어 와는 밤새 통화를

하고, 해돋이 데이트도 하면서 어느 새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족 간에 아름다운 화해를 가져온 장례식을 무사히 마친 후, 클레어는

드류 에게 비행기로 돌아가는 대신 차를 몰면서 혼자서 ‘아름다운 고독’을 즐겨

보라고 권하는데, 아버지의 유골을 옆에 모시고 며칠을 운전을 하는 동안 드류는

아버지가 생전에 자주 하셨던 말씀인 “삶에는 정답이 없다”(If It Wasn't This....

It'd Be Something Else - 추모 파티에서 현수막으로 걸림) 가 무슨 뜻인지,

그리고 며칠 후에 클레어와 재회를 하면서 인생은 얼마나 살 가치가 있는 것이고

또 지금 이순간이야말로 오늘 죽어가는 많은 생명체들이 그토록 더 살기 원하는

(귀중한) 시간이 아닌가를 비로서 깨닫게 된다.



지난 10년간 4-5편정도만 영화를 만들어 온 약간은 게으른(?)

캐메론 크로우(Cameron Crowe, 1957, CA).

이번에도 제작, 감독은 물론이고 각본에서부터 영화음악까지, 그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여기저기서 십분 발휘 하였는데, (4년 전의) 전작인 ‘바닐라 스카이‘

(2001) 와 마찬가지로 평소 동생이라고 부르는 탐 크루즈(Tom Cruise)와 함께

제작을 동업하였다. 그리고 'Almost Famous'(2000)때부터 음악 작업을 함께 해온

여류작곡가, 낸시 윌슨(Nancy Wilson,1954, CA)

다시 오리지널 스코어를 만들었는데, 특이한 것은 이번에는 음악감독(Music

Supervisor)을 별도로 기용치 아니하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무려 35곡이나 되는

삽입곡들(Non Original Music)을 선곡하였다는 사실이고, 또 크로우의 취향인

정통 락(Rock)스타일의 음악보다는 윌슨이 만든 OS의 Main Theme, '60B' (아래

음악) 부터 밴조(Banjo)등을 동원하면서 컨트리(C&W +Country Rock)스타일로

전체적인 음악 연출을 하였는데, 아무래도 그 이유가 작품의 배경(+제목)이

역시 미국 중동부의 작은 마을이기 때문이었을까?

(물론 촬영도 켄터키의 엘리자베스 타운 현지에서 직접 하였음)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절대로 빼놓을 리가 없는 크로우는 젊은 시절에

Ruckus 라는 락 밴드를 했었다는 드류의 사촌, 제시(Jessie)가 즐겨 불렀던 곡

으로 극중에 설정을 하였고, 또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곡으로

그가 어린 시절에 무척 좋아했다는 밴드, 리냐드 스키냐드(또는 레너드 스키너드/

Lynyrd Skynyrd-학교 선생님이름에서 따옴)의 락 뮤직, ‘Free Bird‘ 를 등장시킨다.



밴드의 기타리스트 멤버였던 Allen Collins (1952-1990)가 작곡을 한 그들의

대표적인 히트곡, 이 ‘프리 버드’를 미치 의 추모파티 장에서 부르는 제시의 밴드.

천장에 매달렸다가 이곡을 연주하고 노래할 때 내려오게 되어있는 새 모양의

큰 연이 불에 타면서 추모파티는 난장판이 되어 비록 우습게 끝이 나지만,

크로우가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수많은 유머러스한 장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음악)이 아닐 수 없다. (OST CD 에는 없음)

영화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의 증거물이라는 말이 있지만, 맘에 드는 남자에게

거침없이 대쉬(+사랑고백)를 하는 21세기 현대여성 상, 그리고 밤새도록 통화를 하게

하면서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삼성/폴더 형+뮤직 벨의) 휴대 전화.

또 “이 CD는 너만을 위해서 내가 특별히 구운 것이야...“ 라며 드류에게 주는

클레어의 깜짝 선물, 구운 CD 는 유감없이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스크랩북에 정성껏 담긴 놀라운 (자작)지도와 여행경로도 암시되어 있는 이 CD를

들으면서 드류가 혼자서 자동차 여행(Road Trip With Mitch)을 하는 극중 후반부

장면들야말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아니 할 수가 없다.



물론 크로우감독이 선곡을 했지만, 극중에서 마치 자신을 이야기하는 듯 클레어가

선곡하고 구워준 CD에는 Jazz, Folk, C.Rock, Blues, C&W 등 매우 다양한 음악들이

들어 있어서, (비록 잠깐씩 들려오지만) 드류가 42시간동안 운전하며 가는 여정의

풍광들과 무척 잘 어울리면서 마치 한편의 잘 만든 긴 뮤직 비디오를 보는 느낌을

준다. 옆 좌석에다 안전벨트로 감싼 아버지의 작은 유골단지를 보면서,

“왜 진작 우린 이런 여행을 못 했을까요?”라며 탄식을 하고 울기도 하는 드류.

미시시피 강과 마틴 루터 킹이 최후를 맞이한 로레인 모텔, 그리고 오클라호마 공원

등에다 유골가루를 뿌리며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듣는 엘튼 존(Elton John)의 노래,

'My Father's Gun' 은 그래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선곡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희망뿐이야” 라면서 나무아래서 춤을 추기도 하며, 멤피스, 위치타,

캔서스 등을 거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농축산물 시장’에서 클레어를 재회할 때까지,

The Hombres 의 ‘Let It Out (Let it All Hang Out)’,

Ryan Adams 의 ‘English Girls Approximately’,

Tom Petty 의 ‘Learning To Fly' 등등, 많은 삽입곡들을 미국의 구석구석을 담은

인상적인 비주얼과 함께 오래 감상할 수가 있다. (전에 둘이서 밤을 새우며

통화할 때도 Ryan Adams 의 ‘Come Pick Me Up’ 등이 흘러나온다.)

낸시 윌슨이 만든 20곡이 넘는 OS 에다가 또 35곡이나 되는 많은 삽입곡 때문인지,

이 영화의 OST 앨범은 특이하게 총 석장(아래의 목록 참고)으로 발매가 되었는데,

그런데도 ‘Free Bird‘ 를 비롯한 많은 곡들을 미처 다 수록하지 못하였다.



‘반지의 제왕’이나 ‘스파이더 맨’ 같은 블락버스터 시리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두 남녀 주인공의 변신이 이 작품을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들었는데, 같은 해의

‘Kingdom Of Heaven’(2005) 같이 사극이 아닌 이런 현대물에서 접해 보는

올랜도 블룸(Orlando Bloom)은 비록 좀 가냘프게 보이긴 하지만 꽃미남으로서

의 매력은 여전히 여기저기서 더욱 더 발산되는 듯하다.

그리고 탐 크루즈 덕분에 쉽게 스타가 된 (발음하기 힘든 독일계 이름의)

컬스틴 던스트(또는 키르스텐/Kirsten Dunst)의 연기도 무난하지만, 한편으로는

제인 폰다(Jane Fonda)대신 출연한 베테랑, 수잰 서랜든(Susan Sarandon)의

자존심을 모두 버린 듯한 신들린 조역 연기는 참으로 볼 만하다.

특히 남편의 추모파티에서 (아들과 딸이 다 놀라는)성적농담이 포함된 연설 같지

않은 긴 연설 끝에 ‘문 리버’(Moon River)의 음악에 맞춰 혼자 탭 댄스를 추는

모습은 정말로 백미가 아닐 수 없는데, 이런 잘된 캐스팅은 2005년도의 베니스,

토론토, 도빌, 시카고 등의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게 되고,

캐메론 크로우 에게 이번엔 실망을 했다는 비평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산뜻한 디저트’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는 총평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된다.

아버지의 장례식과 여행을 통해 가족 친지를 포함한 사람들의 소중함과 삶의 값어치를

새삼 깨달은 주인공, 드류가 맨 마지막 장면에서 태평양을 힘들게 횡단하여 강으로

올라오는 연어들의 사는 목적(사랑)을 유머러스하게 독백으로 잠깐 이야기하지만,

자살을 하지 않고 우리가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어디 비단 그뿐이겠는가?



* Nancy Wilson 의 OS CD 수록곡들:



1. 60B (Etown Theme)



2. Same In Any Lingo

3. Scruffy Busque

4. River Kiss

5. River Drive

6. Headstone

7. Grey Sky's Blue

8. Flame To Ashes

9. Zapata

10. Dirty Shirt

11. C Roll

12. Family Table

13. Drew's Theme

14. Telephone Waltz

15. California Baylor

16. River Road

17. Fiasco

18. Containing Magic

19. Bicycle Kid

20. Every Snowflake


* CD - Elizabethtown 수록곡들:



1. 60B (Etown Theme) - Nancy Wilson

2. It'll All Work Out - Tom Petty and the Heartbreakers



3. My Father's Gun - Elton John (위에 노래)

4. io (This Time Around) - Helen Stellar

5. Come Pick Me Up - Ryan Adams

6. Where to Begin - My Morning Jacket

7. Long Ride Home - Patty Griffin

8. Sugar Blue - Jeff Finlin

9. Don't I Hold You - Wheat

10. Shut Us Down - Lindsey Buckingham

11. Let It Out (Let it All Hang Out) - The Hombres

12. Hard Times - eastmountainsouth

13. Jesus Was a Crossmaker - The Hollies

14. Square one     - Tom Petty

15. Same in Any Language - I Nine


* CD - Elizabethtown - Volume 2 수록곡들:



1. Learning To Fly

2. English Girls Approximately

3. Jesus Was A Crossmaker

4. Funky Nassau Pt.1

5. Loro

6. Moon River(연주/Patty Griffin 의 노래도 엔딩 크레딧의 끝부분에 다시 나온다.)



7. Summer Long

8. ...Passing By

9. You Can't Hurry Love

10. River Road

11. Same In Any Language

12. What Are They Doing In Heaven Today

13. Words

14. Big Love

15. I Can't Get Next To You




                                                                    -출처 김제건의 영화 음악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