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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 Bird 음악적인 리뷰 + (Charlie Parker 의) 음악 모음

천하한량 2007. 7. 19. 18:25

버드 / Bird 음악적인 리뷰 + (Charlie Parker 의) 음악 모음

1988년/ 감독: Clint Eastwood / 주연: Forest Whitaker + Diane Venora

음악: Lennie Niehaus / 161분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많지 않은 나이에 요절을 한 음악인들이 남긴 작품들은

아무리 들어도 왠지 더욱 더 보석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이 없을 것이라는 그 희귀성이 주는 프리미엄도

그래서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사후에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름 앞에 붙기 마련인

“참으로 아까운 천재“라는 수식어도 더욱 더 그런 느낌을 가중시킨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죽고 나서 훨씬 더 각광을 받는 경우도 많았는데,

1970년대 초,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 요절을 하여 화제가 되었던 “Three J‘s",

(Janis Joplin/1943-1970), (Jimi Hendricks/1942-1970), 그리고

(Jim Morrison/1943-1971) 도 여기에 해당이 된다고 할 수가 있겠다.



TV를 비롯한 매스컴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이들과는 달리

매스컴이 아직도 덜 발달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1950년대 중반에 있었던

Charlie Bird Parker (1920-1955, 캔사스)의 요절(소식)은

사후 반세기가 지난 최근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할 정도로 쓸쓸하고 조용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자기나이보다 적어도 30살은 더 늙게 보이는 60대중반의

나이로 그의 사체를 처음 본 의사가 착각을 하였다는 타픽성 기사만이 그래도

신문에는 크게 실렸었다고 하니 (원인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그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였는지 쉽게 짐작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짐 모리슨(Jim Morrison)의 일생을 다룬 올리버 스톤감독의 1991년도 작품,

The Doors를 볼 때도 그런 느낌을 받지만, 왜 그렇게 쉽게 술과 마약에

자기 자신을 포기하였는지 한편으로는 짜증이 나기도 한다.

(줄거리 자체가 그의 성공담보다는 인간적으로 점점 망가져가는 과정을 더욱 더

조명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Yardbird 나 Bird 라는 닉네임이 더 친숙한 Charles Christopher Parker Jr.

1920년 8월29일, 캔사스市에서 18살의 어린엄마에게서 태어나,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이후부터 쭉 편모슬하에서 자라났다는데, 11세의 생일에 엄마에게서 받은

색소폰 선물이 그의 인생에 크나큰 전환점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15살 때, 이미 캔사스의 재즈뮤지션들과 어울리면서 음악을 하기 시작하였고,

또 일평생 그에게 떨칠 수 없었던 큰 유혹이 되었던 술과 마약 등(여자 포함)도

이미 이 때 부터 벌써 시작을 했다고 한다.

1938년부터 벌써 피아니스트인 Jay Mcshann 의 Band 에서 활동하던 그는

뉴욕으로 진출한 이후(1940년), 트럼페터, Dizzie Gillespie, Miles Davis, 그리고

피아니스트, Thelonious Monk, Bud Powell등과 함께 비밥(Be-bob)이라 불리던

새로운 스타일의 재즈를 개발하고 실험하면서,

(그동안 사용하던 코드와 음계를 확장시키고 넓힘=그의 최대 공로)

1945년에는 자신의 작은 밴드를 조직도 하고 또 재혼(1936년, 초혼)도 하게 된다.

(이 시절에 ‘Billie's Bounce’, ‘Koko’ 등 출반)

그의 황금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1940년대 후반부터는 유럽과 쿠바 등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애프로-큐반 리듬과의 혼합 연주, 또 현악기 악단과의 협연 등을 통해

재즈음악의 대중화를 비롯한 다양한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그러나 1950년대에도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 이미 중독 상태가 된

마약과 술로서 1955년에 죽을 때 까지도 바로 이 악마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를

못한 것이었다.



서부영화의 마초(Macho) 아이콘으로 시작된 현존하는 할리우드의 산 전설,

Clint Eastwood (1930, 미국 SF)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어려서부터 그렇게 재즈음악을 좋아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재즈)피아노도 배우고 재즈뮤지션으로 활동을 하기 원하였지만,

LA대학에서 중도 탈락한 이후 현실은 그에게 1955년부터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만들었고 1959년도의 TV시리즈 ‘Rawhide’를 발판으로 하여,

1964년의 “황야의 무법자” 를 계기로 전문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1971년에 자신이 설립한 맬패소(Malpaso)프로덕션을 통해 직접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그는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재즈음악을 반드시 모든 작품에

(상습적으로)반영시키기 시작하였는데, 이 영화야 말로 그의 개인적인 취향이

100% 반영이 된 그의 최초의 음악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의 7번째 제작 작품이고 15번째 감독 작품이다.)

1984년서 부터는 재즈음악에 바탕을 둔 영화 음악들을 직접 작곡도 하면서,

(2004년 까지 9편) 또 다른 재능도 과시를 하고 있지만, 1997년에 발표가 된

‘Eastwood After Hours’(Live At Carnegie Hall) 를 보면 그동안 그 역시

얼마나 미국의 재즈음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는지를 잘 알 수가 있다.



영화는 1954년 9월1일 새벽 5시에 있었던

찰리 파커의 자살미수사건을 시작으로 하여 그의 말년 인생을 중심으로

조명하면서 회상을 통해 음악계에 데뷔하던 젊은 시절부터 함께 소개를 하고 있다.

야간업소에서 일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한 버드.

1950년부터 같이 결혼생활을 한 백인 부인,

챈(Chan/Diane Venora, 1952, 미국)
과의 대화도 순조롭지 않고,

위궤양의 통증에 시달리며 모든 일에 지친 듯한 표정의 버드는 화장실로 가서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막 바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버드.

신문에는 죽은 딸로 인해 신경쇄약 증세를 보인다는 기사가 나가고,

주치의는 음악을 포기하더라도 주립병원으로 옮겨서 충격요법을 받자고 권하지만

챈은 남편의 뛰어난 재능을 그렇게 죽일 수는 없다고 말하며 퇴원을 한다.

그리고는 배우 발렌티노를 흉내 내어 백마를 타고 나타나, 챈에게 구혼을

하던 시절과 10대 때의 과거로 회상이 시작되는데.......

( 챈은 1950년부터 1955년까지 부인이었다.)



영화 후반부에도 등장을 하지만 뉴욕의 52번가와 53번가 사이의 브로드웨이에

위치하던 클럽, Bird Land (1949년 오픈) 에서 만나게 된 남작부인(Baroness),

니카(Nica/Diane Salinger, 1951) 역시 버드의 말년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

이었다. 버드의 팬으로서 챈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부유한 그녀는

재정적으로도 많은 지원을 하였다지만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잠시 머물러있던

챈을 대신하여 자신의 저택에서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치던 날 밤,

1955년 3월12일, TV에서 방영이 되던 코미디 쇼를 보다가 만34세의 나이에

갑자기 운명을 달리한 찰리 파커를 임종하게 된다.

1946년도 겨울의 LA (정신)병원에서의 그의 기록에는 낯선 곳에서의 상실감,

새로운 음악(비밥)에 대한 LA 관객들의 무관심, 그리고 마약확보의 실패 등이

입원원인 으로 적혀져있었다고 하지만, 1954년의 LA와 뉴욕 병원기록에는 그해

세상을 뜬 2살 된 딸, 프리(Pree)에 대한 그리움이 주는 상실감과 절망이 추가 되어

있었고, 육체적으로도 심장을 포함한 간이나 위가 한계상황에 도달이 된 지경이었다고

하니, 글쎄 아무리 음악이 그의 인생에서 최우선이었다지만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시간의 새는 날수밖에 없으니 새는 날아가야만 한다네...”("The Bird Of Time Has

But A Little Way To Flutter, And Bird Is on The Wing")

거울 앞에서 울먹이며 자신에게 독백을 하던 버드의 그 유명한 말이다.



요절한 음악인의 일생을 그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음악은 첫 장면에서부터

끝 장면까지 쉬지를 않고 계속 등장을 한다.

1984년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짝꿍을 이루워 항상 함께 작업을 해온,

Lennie Niehaus(1929, 미국 세인트루이스)

오리지널 스코어 도 만들고 또 음질이 나쁜 찰리 파커의 오리지널 뮤직의

보강작업도 직접 진두지휘를 하였는데, Charles Mcpherson 도 참여하면서

버드의 (오리지널)색소폰 소리에 Dolby Sound 로 (추가)반주를 덧입히는 일이

아주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LA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Igor Stravinsky 의 자택을 방문할 때 배경음악으로

나오던 ‘The Firebird’에서의 발레곡과 세 아이들과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곡도 한번 ‘비밥’으로 연주해보아야겠다고 말하던 Mario Lanza

‘Be My Love’를 제외하고는 찰리 파커의 음악만 약 20여곡이 잠깐씩 이나마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그의 인생에서 황금기라고 말할 수 있는 챈과 아이들과의

행복하였던 시절에서의 장면(1950년대 초)에서 들리던 ‘Laura’라는

아름다운 음악만은 전곡이 다 연주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곡은 버드가 챈과 살기이전인 1949년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획이라고 할 수 있는 현악단(The Strings)과의 협연을 통해 녹음한

곡으로 재즈의 대중화에 매우 크게 기여한 음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장면인 파커의 장례식 장면과 End Credits 에서도 나오지만,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LA에서 뉴욕으로 전보를 보내며 흐느끼는 장면과

차의 라디오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듣는 파커의 모습위로 전부 세 번씩이나

들려오는 ‘Parker's Mood’(제목을 클릭하면 감상 할 수가 있음)는

마치 이 영화의 제1의 주제곡 같은 느낌도 준다.

그리고 첫 장면에서 들리는 ‘Lester Leaps In’ 과

Dizzie Gillespie 의 집을 새벽에 찾아가 문 앞에서 연주하던 ‘Now's The Time’.

또, 트럼페터, Red Rodney 를 만나 LA에서 당시로서는 그곳에서 생소하던 비밥을

소개하며 연주하던 ‘Ornithology’

프랑스 빠리에서 활동하던 때의 ‘April In Paris’와 ‘All Of Me’,

또 Rock'n'Roll 음악으로 시대가 변천해나가는 모습에 얼이 빠진 듯 할 때의

‘Buster's Last Stand’도 모두 인상적인 곡들이지만, 오랜만에 Bird Land 에서 다시

연주를 하던 ‘Cool Blues’(1952년)도 역시 그의 대표적인 “쿨“한 히트곡이다.



1945년에 오크랜드에서 있었던 찰리 파커의 공연을 보고나서

그에게 매료되었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던 파커의

미망인 챈과의 오랜 대화 끝에 멜로드라마 형식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합의를

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의 많은 시간을 챈과 만나고 또 살게 되는

로맨틱한 부분에 할애를 하였다.

또 얼굴이 닮았다는 이점으로 그동안 쭉 해오던 조역에서 단번에 메인 롤 을 맡은

채식주의자, Forest Whitaker (1961, 미국 텍사스)

열연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고, 1988년도 깐느 영화제에서 최우수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리게 된다.(1989년도 제61회 미국아카데미상에서 이 영화는 최우수 음향상을

수상하였는데, 원곡을 훼손하지 않고 마감한 음악과 음향의 보강작업이 주 이유이다.)

요절을 하였기에 아쉬움을 더 주기도 하지만 여하튼 찰리 버드 파커는

“비밥의 아버지”로 오늘날에도 계속 추앙을 받고 있는데, 또 다른 재즈 음악 영화,

Round Midnight(1986년) 의 실제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Bud Powell과 마찬가지로

전음계를 사용하고 코드를 확장하면서 재즈를 더욱 다양하게 고급화시켰고,

또 대중화에 앞장선 인물로 앞으로도 영원히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