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7.17 10:32 / 수정 : 2007.07.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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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H(여·26)씨는 지난 12일 인터넷 메신저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에서 만난 외국인으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음성채팅에서 만난 한 일본인이 채팅을 시작한 지 5분 만에 “손가락 핥는 소리를 들려 달라”, “일본에 오면 밥 사주고 러브 호텔비도 내주겠다”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 스카이프를 통해 외국인 친구를 만나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영어회화 연습을 해 온 H씨는 “대화를 거부해도 계속 말을 걸어와 컴퓨터를 꺼버렸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스카이프로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외국인과의 대화라는 특징을 악용한 '스카이프' 일부 회원들이 음란한 말과 동영상을 무차별하게 확산시키고 있다.
- ▲ 국적·언어·성별 등을 선택해 인터넷 채팅과 통화를 할 수 있어서 학생들이 영어 회화를 위해 주로 찾는 사이트 '스카이프'가 음란 채팅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사진은 스카이프의 대화창으로, 한 외국남성이 음란한 얘기로 말을 걸고 있다. /스카이프 화면 캡쳐
- ◆장점이 단점이 된 스카이프
스카이프는 전세계 220여 개국에서 2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28개 언어로 사용하는 인터넷 메신저다. 스카이프는 무료 음성통화, 화상통화의 장점을 앞세워 전 세계에 급속히 퍼졌다. 한국에는 2006년 처음 들어왔고 국내에도 많은 사용자가 있다.
스카이프는 국적·연령·언어·성별을 선택해 원하는 사람과 인터넷 채팅 또는 통화를 할 수 있다. 채팅과 무료 음성통화, 화상통화 기능은 다른 인터넷 메신저도 가능하지만 일정한 조건을 선택해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스카이프만의 장점이다.
대학생 H(여.22)씨는 “스카이프로 외국 친구를 부담없이 사귈 수 있어 좋았다”며 “프랑스 친구와 대화를 자주 나눠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카이프의 기능이 악용돼 음란 채팅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H씨는 “스카이프를 하면서 처음 만난 외국인이 음란 동영상을 보내고 성적인 농담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상대방의 국가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무차별적 성희롱에도 보호막 없어
외국인 친구를 만나 영어 공부를 하기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스카이프에 가입한 여고생 K(18)양은 “접속하고 외국인을 온라인에서 만나면 대부분 여자와 채팅으로 야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모인 것 같다”며 “친구를 사귀기는 커녕 기분만 나빠져서 이틀 만에 프로그램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여대생 J(23)씨는 “외국 남성과 채팅으로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데 갑자기 자신의 음란 동영상을 보내 깜짝 놀라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J씨는 “노골적으로 바로 음담패설을 하면 차단하면 되지만, 정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돌변하면 대책이 없다”면서 “자꾸만 음란성이 짙어가는데 담당 회사는 왜 구경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내에선 규제가 없는 무방비 상태
스카이프에선 음란한 내용의 대화와 사진 등이 오고 가지만 현재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스카이프를 관리하고 있는 ㈜옥션 관계자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대화는 스카이프 본사에 개선을 요청하여 협의를 거쳐야만 조정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인터넷 채팅이나 통화내용을 일일이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다. 앞으로 입력금지단어 설정이나 강제 퇴출, ID 제한 등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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