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레이드 / Charade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1963년/ 제작 + 감독: Stanley Donen/주연: Audrey Hepburn + Cary Grant
음악: Henry Mancini / 113분
이 영화를 보지 않았고 또 앞으로 볼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글은 틀림없이 김새는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줄거리를 세세하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나도 탁월하고 치밀한 줄거리 전개에 대하여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샤레이드(Charade)하면 판토마임과 같이 말을 하지 않고서 몸짓으로만
말을 한자 한자씩 알아맞히는 게임을 이야기 하지만, 몸짓으로 하는 그 어떤
힌트조차도 없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출구를 찾아나가듯,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하는 여자 주인공과 또 관객들에게 의문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수표나 보석, 귀중품보관함의 열쇠, 또는 보관증 같은 것도
없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다 감추었을까하는 점과
위급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그 남자 주인공은 분명히 착한사람이어야만 할 텐데,
도대체 가명이 세 네 개인데다가 거짓말도 수시로 마다하지 않으면서 또 악당들과도
마치 한편처럼 어울리는 그가 참으로 정체불명의 사나이라는 점이다.
알프스의 스키장에서 친구와 휴가를 보내고 빠리로 다시 돌아온 미국인 동시통역사,
레지 (Regina, Audrey Hepburn, 1929-1993, 벨지움)는
가구하나 남김없이 텅 빈 자기 집을 보고 놀랄 겨를도 없이, 경찰로부터 남편인
찰스 램퍼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시체를 확인한 후, 자기가 없는 사이에
남편이 집을 정리하여 25만 달러의 거금을 챙겨 남미로 가던 중에 죽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썰렁한 장례식장에서 이상한 남자들을 차례로 목격을 한 후,
미 대사관의 CIA요원이라는 바르토로메우(Bartholomew)에게서 남편이 1944년에
OSS요원으로서 동료 네 명과 함께 미국 정부가 프랑스 레지스탕스지하조직에 전하는
싯가 25만 달러의 금괴를 운반하다가 혼자 가로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데,
그 이상한 남자들, 세 명이 바로 그 당시의 전우들이고, 이젠 남편에 이어 자신마저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공갈 협박이 차례차례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때, 알프스의 호텔에서 이미 만난바있는 매력적인 노신사,
피터 조슈아 (Peter Joshua, Cary Grant 1904-1986,영국)가
다시 나타나, 도와주겠다고 자청을 하면서 어느 작은 호텔에 함께 묵게 된다.
그러나 자기편인줄 알았던 피터가 옆방에 있던 악당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없어진 돈을 공동으로 노리는 칼슨 다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와중에서, 전쟁 때
오른손을 잃고 쇠갈고리 의수를 한 허먼(George Kennedy, 1925, 미국 뉴욕)을
비롯하여 레지를 협박하던 악당들이 한명씩 차례로 살해가 된다.
그리고 시체 옆 카페트에는 다일이라는 글이 남겨져있는데, 더 이상한 것은
이 칼슨 다일도 당시의 전우로서 그때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세느강에서 데이트도 같이하면서 레지가 점점 반해가며 사랑을
느끼던 이 사내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러나 따져 묻는 레지에게 자기는 애덤 캔필드이며 사기꾼으로서 자기 역시 그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또 다시 말을 바꾸는데, 하지만 경찰에서 넘겨준 남편의 소지품들,
즉, 네 개의 가명여권, 여객선표, 지갑, 만년필, 그리고 레지에게 보낸 편지 등을
아무리 함께 다시 뒤져보았자 도대체 없어진 돈의 행방을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혼자 남은 악당, 텍스(Tex, James Coburn, 1928-2002, 미국)가 가진
죽은 남편의 수첩 속에 적힌 그의 마지막 약속이 일주일 전, 지난 목요일 5시라는
단서를 찾아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곳에 함께 가본다.
빠리의 샹제리제 자뎅 공원,
매주 목요일마다 장이 열리는 붐비는 우표시장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일행.
부랴부랴 호텔로 돌아와 레지에게 보낸 편지봉투를 보니 이미 우표는 뜯겨져있고,
그 우표는 레지의 친구아들인 장루이의 손을 걸쳐 어느새 문을 닫고 사라진
어느 우표 상에게 넘어가 있었다. 그리고 간신히 소재를 파악해 찾아간 그에게서
1854년도의 ‘드 굴라 피라스킬링겐’, 1894년도의 ‘하와이언 포스테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우표의 하나인 ‘가제트 멀다브’가 총액 25만 달러에 해당한다는
기가 막힌 사실을 듣게 되고 또 무사히 회수를 한다. (실제로 이런 비싼 우표는
현재도 존재하고 있고, 지금의 싯가로는 약 천만 달러에 해당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줄곧 CIA요원으로 믿고 있었던 바르토로메우의 협박을 받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진짜) 칼슨 다일로서, 도망을 치던 레지는 간신히
애덤의 도움을 받아 죽음의 위기를 모면한다.
다음날 아침, 돈을 반환하기 위하여 미국 대사관, 217호의 브라이언 크뤽샹크라는
재무성 파견 직원을 만나러 온 레지는 또 한 번 놀라 기절을 할 뻔 한다.
글쎄, 그동안 ‘피터’, ‘알렉스’, ‘애덤’이라는 이름들을 사용해온 그 매력적인 노신사가
바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브라이언은 진짜이름이냐고 레지가 묻자, 다음 주에 당신과 하는 결혼의
증명서를 보면 알거라고 답을 하며 서로 포옹을 할 때, 레지는 말한다.
“이름이 뭐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사랑해요 피터, 알렉스, 애덤, 브라이언......”
자랑스럽게도 박 중훈이 출연을 하였다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매우 관심을
가지고 본 2002년도의 리메이크 작, ‘찰리의 진실’(The Truth About Charlie)은
비록 동일한 작가(피터 스톤)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는 없다는 옛말만 다시 한번 더 확인을 시켜주었고, 배우가 역시 영화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가를 새삼 다시 느끼게끔 하였다.
James Coburn, Walter Matthau, George Kennedy 같은 조연은 그렇다 치더라도
남녀 주인공에서 도저히 원작과는 그 중량감 자체를 비교도 할 수가 없는 형편인데,
이미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North By Northwest’(1959)에서 간을 조리게 하는
명연기를 펼친바있는 캐리 그랜트의 그 중후한 개성을 모방조차 할 수도 없지만,
그러나 역시 오드리 헵번의 그 청순 깜찍하고 도저히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 덩어리 연기야말로 과연 그 누가 리메이크 할 수 있단 말인가?
Julia Ormond (1965, 영국)도 Sydney Pollack 감독이 직접 제작을 한
1995년도 판 ‘사브리나’ 에서 괜히 어설프게 그녀를 흉내 내다 망신만 당하였지만,
오드리 헵번이 출연을 하였던 작품들(생애 총 30편 출연)은 아예 처음부터
리메이크를 할 생각을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듯 하다.
영화제작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화광으로 자라난 후,
빠리에서 13년간 생활을 하며 일주일에 두 번씩 장이 열리는 우표시장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게 된, 할리우드 제1세대 작가의 대표적인 인물,
피터 스톤(Peter Stone/1930-2003, 미국 LA)은
1950년대 말에 원작 시나리오를 완성하여 7군데 메이저 영화사와 접촉을 하였으나,
모든 곳에서 전부 거절을 당하였다고 하는데, 그러다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 생애
첫 소설로 출간을 하였는데, 베스트셀러가 된 후에 이번에는 7개의 영화사에서
서로 제작을 하겠다고 덤벼들었다고 하니 세상만사는 모든 게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Singing In The Rain’(1952)이라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뮤지컬을 만들었고,
또 오드리 헵번과는 'Funny Face'(1957)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바 있는
스탠리 도넌(Stanley Donen/1924, 미국 콜롬비아) 감독이
결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5대5의 동업으로 마침내 제작을 하게 되었지만,
이런 영화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헵번을 서스펜스 스릴러에 처음으로 등장
시킨 모험은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서스펜스의 대가인 히치콕 선배에 대한 존경심
으로 오마주(Homage)의 개념으로 스탠리가 제작했다는 이 작품은
결국 히치콕은 절대로 만들 수 없다는 섬세하고 독창적인 로맨틱 화이트 코미디를
창조하였다고 호평을 받았다.
오드리 헵번의 매력에 푹 빠져 그녀의 음정에 맞는 ‘특별 주문의 노래’를
이 년 전에 Breakfast At Tiffany's (1961)에서 주제곡으로 만들어, 1962년의
제34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막강한 라이벌, West Side Story(1961)를 누르고,
생애 처음으로 영예의 주제곡상과 음악상, 2관왕을 차지하면서, 1960년대를
그의 생애의 최고의 해들로 연속해서 만든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1924-1994, 미국 클리블랜드)가 이번에도
그녀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매우 아름다운 주제곡을 만들었다.
'▒ 1960년자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 경주 (그레이트 레이스) / The Great Race 음악적인 리뷰 + 음악 (0) | 2007.07.15 |
---|---|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음악적인 리뷰 + 동영상과 음악모음 (0) | 2007.07.15 |
007 위기일발/ From Russia With Love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0) | 2007.07.15 |
La Dolce Vita / 달콤한 인생 음악적인 리뷰+음악모음 (0) | 2007.07.15 |
Exodus / 영광의 탈출 음악적인 리뷰 +음악모음 +동영상 (0) | 2007.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