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Dolce Vita / 달콤한 인생 음악적인 리뷰+음악모음
1960년/각본+감독: Federico Fellini/주연: Marcello Mastroianni 외
음악: Nino Rota / 178분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천재 예술가들 중에는 괴짜들이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
이 Federico Fellini (1920-1993, 이태리)도
그 중에 한명임은 분명한 것 같다.
촬영장에 도착할 때 까지는 물론이고 촬영 직전에도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아 곤혹을 치루 게 한다는 게 도대체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
그러나 대본을 좀 보자는 배우들의 요구에 대본대신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을
사용해보라는 말을 했다는 휄리니. 거기다 제작자가 닦달을 하면 한 장짜리
대본도 만들었다는 그는 그렇게 (원시적이고) 즉흥적인 방식의 자기 식만으로
영화들을 만들어왔지만, 컴퓨터같이 움직이는 오늘날의 시스템으로 만든 영화들과
비교를 하여 과연 어떠한 평들을 받고 있는가?
“나는 그의 손에 의하여 잘 작동이 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였다“
직접 회고한 바도 있지만, 이런 말도 않되는 감독의 요구에 마치 그의
오른팔이라도 되는 양, 서로 말은 않해도 척척 손발이 맞아왔다는
Marcello Mastroianni (1924-1996, 이태리)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그런 식의 제작과정이야 어떻든 오늘날에도 역시 휄리니의
틀림없는 명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니 그 감독이나 그 배우나 ‘위대한 천재들’
임에는 확실하다. 촬영시간조차 부족한데도 하루 종일 앉아 엑스트라들까지 일일이
직접 캐스팅을 하고, 더빙 때는 싱크가 맞지 않더라도 마음에 않드는 대사는 과감히
고쳐버리고, 거기다 음악의 믹싱까지도 직접 기계에 손을 대는 그 꼼꼼함은 오히려
기행에 더 가까울텐데, 영화의 전체 촬영이 끝나기도 전에 예고편부터 찍는다던가,
또 찍은 예고편의 필름을 정작 본편의 끝 장면으로 사용하였다는 사실(‘8 1/2’) 만
보더라도 그는 분명 평범한 ‘보통사람‘은 아닌 것이다.
(잠자다 꾸는) 꿈이야말로 우리들의 유일한 현실이다
라는 그의 말이 휄리니 영화들의 성격을 한마디로 대변 할 수가 있지만,
그런 그이기에 유치원학생들도 다 알고 있는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은 인생을
‘달콤한 인생’이라고 쉽게 제목으로 붙일 수가 있었고, 원래 제목도 아주긴,
‘아무리 인생이 잔인하고 끔찍해도 관능적이고 달콤한 순간은 드물긴 하지만
반드시 있다‘라고 하니 이 작품의 성격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거기다 그런 숨어있는 듯한 ‘달콤한 인생’ 을 잘 찾아내고 잘 즐기는 것은
결국 현명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말도 덧붙였다니
제목부터가 (이 영화는) 무척이나 철학적인 셈이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 바람둥이 신문기자.
Marcello Rubini (Marcello Mastroianni, 1924-1996, 이태리)는
직업상 영화배우들을 비롯한 로마의 상류층들과 자주 어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그와 동거를 하고 있는
Emma(Yvonne Furneaux, 1928, 프랑스)는
언제나 불평만을 늘어놓게 되고 심지어는 (결혼을 요구하며) 자살기도까지도
하는데, 그러든 말든 이 마르첼로는
Maddalena(Anouk Aimee, 1932, 프랑스)같은
여성들이나 또 촬영차, 미국에서 온 여배우,
Sylvia(Anita Ekberg, 1931, 스웨덴)등과 어울리면서
(겉으로만 즐거운) ‘달콤한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차츰 인생에 대하여 다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사건들이 하나 둘씩 연속해서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였다는 그 외진 곳에 폭우를 무릅쓰고 몰려드는 수많은
군중들 사이에서 새삼스러운 외로움 을 느끼는 마르첼로.
어려서는 제대로 얼굴조차 볼 수가 없을 정도로 항상 바빴던 아버지,
(Annibale Ninchi, 1887-1967, 그리스)가
로마로 상경하면서 부자간의 상봉도 하게 되고, 클럽에서 밤을 세워가며
술을 함께 마시다 (이차로 간) 젊은 클럽 댄서의 아파트에서는 새벽에 잠시 쓰러진
아버지를 보면서 그는 마치 자신의 ‘씁쓸하고 달콤하지 않은 인생’ 의 미래상을
보는 듯도 하다. 그리고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어보이던 돈 많은 친구,
Steiner(Alain Cuny, 1908-1994, 프랑스)의
자살도 그를 의아하게 만들고 또 괴롭게 한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달콤한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마르첼로.
그러나 그는 오늘밤에도 가진 건 돈밖에 없는 로마의 상류층의 밤샘파티에 참석을
하고 난잡한 그 분위기에서 또다시 그 ‘달콤함’(The Sweet)을 찾는다.
팔을 활짝 벌린 예수의 석상을 헬리콥터로 매달고 (허물어져 가는) 콜로세움
상공에서부터 경제적인 부흥기를 맞아 신축건물들이 속속 올라가던 당시의
로마 시내를 거쳐 바티칸으로 운반하는 영화의 인상적인 첫 장면과
밤을 새운 상류층 남여들의 난잡한 파티에 참석한 후, 헝클어진 몰골로 새벽녘에
바닷가로 나아가 어느 식당에서 만나 천사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성실하고 순결한)
어린 소녀를 쳐다보며 (파도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도 않는 대화를 잠시 나누는
끝 장면은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또 평론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로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상숭배를 비롯한 현시대의 종교적인 가치를 상징한다는
(대사가 전무한) 첫 장면에서부터 휄리니는 무언의 암시를 시작하여
사치와 향락에 빠져 그 ‘달콤한 인생’을 사는 듯한 상류 계급의 여러 형태의
파티장면들과 (영화에서 참 여러 번 등장을 한다) 또 그 속에서 어울리며 살아가는
마르첼로라는 (따져보면 참 별 볼일이 없는) 한 캐릭터,
그리고 마지막으로 염세적이고 우울하기까지 한 마지막 장면을 통하여 우리들에게
계속해서 (설교적이지 않으면서 세 시간 동안이나 지루하지 않게) 무언가를
전해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무언가에서 얻는 지혜는 휄리니 의 말대로 보는 사람들마다의
자유로운 해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가 있을 것이다.
휄리니 는 원래 배우(Aldo Fabrizi, 1905-1990)의 조수와
Roberto Rossellini (1906-1977, 이태리)의 조감독으로서 영화계와 인연을
맺었지만, 정작 감독만은 정말로 하기가 싫었다고 한다.
그저(한때 직업이었던) 만화도 함께 그리는 시나리오 작가로서 만족을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영화의 스토리보드도 자기가 직접 만화로 그리는
경우도 많았고, 1973년의 ‘Amarcord’에서는 아버지의 대머리위에 혹을 붙인다는
식의 만화적인 발상이 그의 특기이기도 하였다)
어쩌다 땜빵(?)으로 시작된 그의 몽상가적인 작가주의 감독 생활은 유별나게도
자전적인 요소를 많이 담은 명작들을 만들어 내었다.
1963년의 ‘8 1/2’은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 영화 역시 마르첼로라는
인물을 통하여 우리는 젊은 휄리니를 간접 조명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1960년에 만든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는
물론 이태리영화가 (세계적으로도)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을 때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는 La Strada (1954)의 대성공에 이어 이 작품으로도 다시 한번 그의
놀라운 재능을 과시하며 이후 1990년까지 거장으로서의 탄탄대로를 걸어가게 된다.
영화의 음악은 과거, 초창기에 실패작이라는 혹평들을 무지하게 받았던 1952년도의
‘Lo Sceicco Bianco’(백인 추장) 이후부터 줄곧 손발을 맞추어 온
휄리니의 영원한 짝꿍 (Collaborator),
니노 로타(Nino Rota/1911-1979, 이태리 밀라노)가
역시 만들었는데, 같은 해에 발표된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1960)의 주제곡도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니노 로타 역시 이즈음에는 이미 휄리니 못지않게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작곡자겸 오케스트라의 리더로 거장이 되어 있던 시절이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당시로서는 특이하게도 2개의 Theme을 사용하여
주제곡을 만들어 내고, 또 영화의 전반과 후반에 각각 사용을 하였는데
로마로 상경을 한 아버지와 자리를 함께 한 나이트클럽에서, 광대가 나와
트럼펫을 불며 풍선 공연을 한 바로 그 곡이 첫 번째 Theme(Sub)이다.
(1954년도의 ‘La Strada’의 트럼펫 주제곡과 비교가 된다. 아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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